▶ CBP 단속반 샌버나디노서 영장 없이 단속하다 발포
▶ “요원들 차에 치였다” 주장
▶ 홈디포·세차장 단속 계속
연방 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남가주가 다시 이민 단속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이민 당국이 특히 홈디포와 세차장 등을 중심으로 급습 작전과 체포를 이어가는 가운데 단속 요원들이 이민자 가족이 탄 차량을 향해 총격까지 가하는 사건까지 벌어지며 무차별적 이민 단속 정책을 둘러싼 전국적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NBC뉴스에 따르면 샌버나디노 카운티 지역에서 이민 단속 작전 중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이 한 이민자 가족이 타고 있던 차량에 총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은 이날 오전 아케디아 에비뉴와 베이스라인 스트릿 인근에서 발생했다.
연방 국토안보부(DHS) 측은 샌버나디노에서 표적 단속 작전을 수행 중이었으며, 차량 정지 과정에서 요원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운전자가 트럭으로 요원들을 들이받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CBP 요원 두 명이 실제로 차량에 치여 한 요원이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기를 발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량에 타고 있던 이민자 가족 측은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미확인 차량들이 트럭을 둘러쌌으며, 복면을 쓴 남성들이 자신을 요원이라고 밝히지 않았고 사법 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자신들을 끌어내리려했다고 반박했다. 가족들은 이민국이 체포하려 했던 가장이 불법체류 신분이기는 하지만 범죄 전력이 없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시민권 취득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트럭 안에서 촬영된 휴대전화 동영상에는 이 가족이 요원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소리가 담겨 있었다. 요원들이 트럭에서 내리라고 강요했지만 모두 차량 안에 남았다. 동영상에는 차량 창문이 깨지고 요원의 팔이 깨진 창문 안으로 뻗어 들어오는 모습이 잡혔고, 몇 초 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으며 타이어가 끼익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총격으로 추정되는 세 번의 큰 소리가 들렸다. 당시 운전자였다고 밝힌 남성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목숨과 가족을 지켜야 했다. 내 트럭은 세 발의 총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휴대전화 영상은 이민단속 요원들이 어떤 경위로 이 가족의 차량을 멈췄는지, 왜 또는 어떻게 세웠는지는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운전자가 요원들을 향해 돌진한 것이 맞는지를 판단할 만한 내용도 담겨 있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두 요원의 부상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DHS는 해당 가족의 차량이 왜 정지 대상이 되었는지, 당시 요원들이 영장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 등 보다 자세한 관련 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아 논란만 더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민 당국은 이 사건이 발생한 후 해당 이민자 가족들이 사는 주택에도 출동해 체포 작전을 벌였으나 적법한 영장이 없어 결국 그냥 돌아갔다고 KNX 뉴스가 전했다. 이와 관련 이민자 정의 인랜드 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몬로비아의 한 홈디포 주차장을 급습했고, 노동자들이 달아나는 혼란한 상황 속에서 한 남성이 담을 넘어 210번 프리웨이로 뛰어들었다가 치명적인 사고를 당했다. 지난 6일에는 웨스트레익의 한 홈디포에 이삿짐 트럭이 도착해 일용직 노동자들을 모집하던 중 갑자기 연방 요원들이 뛰쳐나와 16명을 체포하는 ‘트로이 목마’ 위장 체포작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민 당국은 또 샌버나디노와 밴나이스 홈디포 매장 밖에서 두 차례의 ‘표적 이민 단속’을 벌여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 7명을 체포했고, 이 외에도 노스할리웃과 잉글우드 홈디포 등에서도 급습 체포 작전을 벌이는 등 홈디포가 이민 단속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지역 매체 LA타코에 따르면 지난 12일 벌어졌던 잉글우드 홈디포 단속에서는 18명이 무더기로 체포됐으며 단속 과정에서 차량의 유리창이 파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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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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