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선거 차이 3.6% 불과해 본선거서 ‘초박빙의 승부’ 예상
워싱턴주 역사상 처음으로 한인 킹카운티 의원 탄생이 확정됐다.
킹카운티 선거국은 지난 8월5일 실시된 예비선거 결과를 최종 확정했다면서 킹카운티 의회 5선거구에서 피터 권(왼쪽) 후보가 27.7%를 얻어 1위, 스테파니 페인(오른쪽) 후보가 24.1%의 지지로 2위로 확정돼 11월4일 본선거에 진출하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적 이민온 권 후보나 한국인 어머니인 김명숙씨를 두고 있는 스테파니 페인 후보 모두 한국계이다. 결국 11월 선거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한국계가 당선되는 것이다.
킹 카운티는 현재 인구가 240여만명으로 미 전국 3,100여 카운티 가운데 인구 규모로는 전국 12위에 달할 정도로 큰 자치단체이다.
킹 카운티 의회는 현재 9명의 의원을 두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따진다면 인구 26만7,000명당 한 명씩의 의원을 두고 있다.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49명으로 전체 주민 800만명을 관할해 인구 16만3,000여명당 한 명씩 상원의원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킹카운티 의원의 막강한 파워를 짐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예비선거에서 피터 권 후보가 1위로 본선거에 진출하게 되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이 급등한 상태다.
시애틀타임스의 지지를 받은 스테파니 페인 후보도 3위를 기록한 김칸 반 후보(렌튼시의원)의 추격을 1%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2위를 확정해 저력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11월 본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될지는 아무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초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예비선거에서 양 후보가 지지율 격차가 3.6%에 불과한 상황에서 예비선거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표를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예비선거에선 유권자등록 주민 가운데 25% 정도만 투표에 참여했지만 11월 본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대거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1월 본선거에만 투표에 나서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에 있느냐도 승패의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도도 주목할 만하다. 킹카운티 5선거구는 디모인스, 켄트, 시택, 턱윌라에다 렌튼 남부지역을 관할한다. 이곳에는 이민자와 노동자, 중산층이 혼합된 지역이다.
이런 구도 속에서 권 후보는 행정 경험과 공공안전ㆍ주거 문제 해결을 앞세워 중도층을 공략하는 반면, 페인 후보는 보건ㆍ형평성ㆍ복지 이슈에 강점을 보여 진보 성향 유권자 결집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 후보는 한국서 태어나 3살때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민을 온 뒤 1990년 시애틀로 이주했으며 워싱턴대(UW)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마이크로소프트ㆍ보잉ㆍ노스트롬 등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했다.
온라인 뮤직 스트리밍 회사인 랩소디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던 지난 2016년 주민들의 권유로 시택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20년과 2024년에도 내리 당선됐다.
한인 행사에도 많이 참석해 한인들에게 익숙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인 어머니를 둔 스테파니 페인 후보는 시애틀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로 시애틀대학(SU) 로스쿨을 졸업한 뒤 워싱턴주 행정법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며 킹카운티 청소년 사법개혁 위원회 등 다양한 공공 직책을 역임했다. 시애틀 하버뷰 메디컬 센터에서 오랫동안 이사로도 활동해왔다.
선거 전문가들은 여러 경력에서 훌륭한 두 후보가 본선거에 진출해 첫 한인 킹 카운티 의원이 탄생할 경우 늘어나는 아시아계ㆍ한인 커뮤니티의 정치적 위상과 영향력이 제도권 정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결국 11월 선거는 한인사회 정치 참여의 새로운 전환점을 여는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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