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예금 9천조원 이탈 가능성도”
▶ 가상화폐 업체들과 본격 힘겨루기
미국 은행업계가 가상화폐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들에게 이자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로비전에 나섰다.
은행은 주지 못하게 돼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를 가상화폐 거래소가 주게 될 경우 은행에서 6조 달러 넘게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은행연합회(ABA)와 은행정책연구소(BPI), 소비자은행연합회(CBA) 등 은행권 로비 단체들이 지난주 의원들에게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간접적으로 이자를 지급할 수 있게 하는 제도상의 '허점'에 대해 경고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주로 달러나 유로 등에 교환가치가 고정되게 설계된다.
앞서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사상 첫 가상화폐 법인 '지니어스 법'에 서명했다.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법이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천880억 달러 규모로, 지니어스 법은 발행자가 고객에게 수익금이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한다.
즉 은행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지만 이자 지급은 할 수 없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서클이나 테더 등 제3자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간접적으로 이자나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은행들은 고객이 은행에 코인이나 현금을 맡기는 것보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스테이블코인을 맡겨 이익을 더 얻을 수 있다면 불공평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고 대규모 예금 유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재무부가 4월에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 여부에 따라 은행 예금에서 약 6조6천억 달러(약 9천180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는 예금 이탈 위험이 커져 경제 전반의 신용 창출이 저해될 것"이라면서 "이는 금리 상승, 대출 감소, 일반 기업과 가계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티의 싱크탱크 '금융의 미래' 책임자 로닛 고스는 예금 유출 가능성과 관련, 1980년대 머니마켓펀드(MMF)의 등장에 비유했다. 당시 머니마켓펀드는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당좌예금보다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컨설팅업체 PwC의 은행 및 자본시장 자문 책임자 션 비에르구츠는 "소비자들이 고수익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게 되면 은행들은 도매시장 의존도를 높이거나 예금금리를 인상해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으며, 이는 가계와 기업의 신용 거래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기업들은 이 같은 은행들의 움직임이 반경쟁적이라며 반발했다.
혁신을 위한 가상화폐위원회와 블록체인협회는 지난 19일 상원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은행들이 경쟁력 없는 스테이블코인 환경을 만들어 광범위한 산업의 성장과 경쟁, 소비자 선택권을 희생시키면서 은행을 보호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들의 요구를 수용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기존 금융기관, 특히 대형 은행에 유리하게 경쟁의 장이 기울어질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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