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주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또다시 무차별 총기난사로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벌어졌다. 개학 첫 주, 학생들이 성당에 모여 미사를 드리던 평화로운 시간은 한순간에 총성과 비명으로 뒤덮였다. 성당 밖에서 유리창 너머로 소총을 난사한 총격범의 만행에 8세와 10세 어린이가 희생되고 모두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23세 총격범이 이번 총기난사에서 사용한 소총과 산탄총, 권총 등은 최근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일반인이 이렇게 쉽게 살상 무기를 손에 넣고 곧바로 대규모 학살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가 직면한 총기 규제의 허술함을 다시 한 번 극명하게 드러낸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증오와 테러의 성격을 드러낸 것이 더욱 충격적이다. 탄창에 새겨진 반유대적 문구, 정치적 혐오의 흔적은 총이 증오와 결합할 때 얼마나 위험한 파괴력을 가지는지 다시금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 그 총구가 무고한 어린 학생들을 향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분노와 슬픔을 넘어 절망을 느낀다.
이제 미국 사회는 수도 없이 반복되고 있는 이같은 총기 참극 앞에서 더 이상 ‘기도와 애도’만을 반복할 수 없다. 그동안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강력하고 실질적인 총기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왔지만, 정치권은 분열적 논쟁만 되풀이할 뿐 실질적 개혁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할 학교에서 일어나는 총기난사를 방지할 대책은 가장 시급하다.
이번 사건은 그저 또 하나의 비극으로만 기록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는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총성에 묻히는 일이 없도록, 사회 전체가 단호하게 총기 폭력 종식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희생된 아이들과 남겨진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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