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DDR7, 엔비디아 공급 확대
▶ 중국 B40용 독점 공급으로
▶ 압도적인 양산 능력 과시
▶ 이달 HBM4 시제품 공급
▶ SK하이닉스와 격차 좁혀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 7세대 그래픽 D램(GDDR7) 공급 확대를 요청한 것은 부품 공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양사 간 신뢰 관계가 철통 같이 강력해졌음을 시사한 것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4 적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HBM3(4세대)와 HBM3E(5세대)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발열 문제 등으로 엔비디아 공급이 지연돼 왔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모두 엔비디아의 현재 주력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블랙웰에 HBM3E를 공급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나홀로 ‘품질 검증(퀄 테스트)’을 여태 통과하지 못한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러나 이번 GDDR7 공급 확대로 기존 메모리 1등 업체로서 삼성전자의 압도적 양산 능력이 재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세를 몰아 사실상 최종 납품 전 단계인 HBM4 커스터머 샘플(CS)을 경쟁사와 동일한 시기인 이달 말 엔비디아에 공급할 전망이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엔비디아의 B40은 올 들어 이미 100만 대를 초과해 공급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예상됐던 B40 수요 100만 대를 넘어섰지만 2배까지 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5월 올 해 B40 출하량을 100만 대로 예상했다.
B40에 공급하는 GDDR7은 삼성전자가 단독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 중 가장 높은 GDDR7 경쟁력을 갖춘데다, 양산 능력에서도 앞선있다. 경쟁사들이 기존에 계약된 HBM3E 생산에 집중하며 삼성전자에 기회가 돌아갔다는 분석도 있다.
B40의 연간 출하량이 100만 대를 넘게 되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매출은 최대 9,000억 원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B40 한 대에 96기가바이트(GB)의 GDDR7이 탑재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필요한 메모리 총량은 9,600만 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GDDR7 1GB당 평균 판매단가(ASP) 5~7달러를 적용 시, B40 하나만으로 삼성전자가 올릴 수 있는 연간 매출은 최소 4억8,000만 달러에서 최대 6억7,200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GDDR7의 영업이익률은 20~30%로 알려졌다. 예상 영업이익은 9,600만 달러에서 최대 2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번 GDDR7 공급은 삼성전자에게 매출 증대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는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입증하며 신뢰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 시장 적시 진입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HBM4 엔지니어링 샘플(ES)을 엔비디아에 제출한 데 이어, 이달 말께 HBM4 커스터머 샘플(CS)을 공급할 전망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대비 3개월 가량 HBM4 개발이 뒤처졌단 인식을 뒤집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4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에 초도 물량을 납품할 기회를 잡았다” 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선 엔비디아의 HBM4 최대 공급사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17%로 SK하이닉스(62%)의 3분의 1 수준이다.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이 제한되며 삼성전자 HBM 판매에 타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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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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