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 빨아들이는 증시
▶ 상승장 놓칠까 투자자 공포감
▶ 예금서 돈 찾아 위험자산 투자
▶ 투자자 증시예탁금 74.7조 달해
▶ ‘불장’ 증시에 서학개미들 유턴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와 한국 주식형 공모펀드의 순자산 규모가 각각 240조 원, 80조 원을 돌파면서 한국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투자자들의 ‘포모(FOMO·상승장을 놓칠 수 있다는 공포)’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고 해석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주식은 물론 주식과 상관계수가 약한 가상자산과 안전자산 가격이 모두 함께 일제히 올라 현금을 보유 중인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던 와중에 이달 한국 증시 급등세가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ETF 순자산은 15일 기준 240조 2041억 원으로 지난해 말(172조 8,556억 원) 대비 38.96% 증가했다. 230조 원에서 240조 원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9일로 직전 10조 원 증가까지 소요 시간(38일)을 절반이나 단축했다. 지난해 말과 올 초까지 해외주식형 ETF가 성장을 이끌었다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한국주식형 ETF의 역할이 컸다. 올해 주식형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98조2,335억 원 대비 45% 증가한 141조9,914억 원을 기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증시가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증시 재평가 기대로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계속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31포인트(1.24%) 오른 3449.62에 거래를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일부터 이어오고 있는 상승 마감 기록도 11거래일로 늘리며 사상 최고치(13거래일) 경신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 외국인 투자가는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7,09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당일 순매수 규모로는 지난해 3월 21일 이후 최대치다.
한국 증시가 급등하자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한 주 만에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 시장 대체재 역할을 했던 미 증시에서 자금이 대거 옮겨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날 기준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74조 7644억 원으로 한국 주식 투자 열풍 분위기를 대변했다. 박영수 VIP자산운용 부사장은 “오랫동안 한국 증시 발목을 잡아 온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낮은 주주환원율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시장을 못 믿겠다’는 의견이 주류였지만 올해는 확실히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로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전날 81조 1,005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이 8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1일 75조3,044억 원이었던 순자산은 2주 동안 무려 5조7,961억 원 불어났다.
공모펀드는 자산운용사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공개적으로 모아 주식 등에 투자하고 성과를 되돌려주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최소 가입금액이 낮아 일반 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공모펀드 순자산의 증감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 증가세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 증시 역시 스탠드앤푸어스(S&P)500, 나스닥 등이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전날 집계된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은 79조5,925억 원으로 1일(77조1,455억 원)과 비교하면 2조4,47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투자 지역별 공모펀드 순자산 증가율을 비교하면 한국 7.7%, 해외 3.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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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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