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의회가 매년 9월 20일을 ‘소주의 날’(Soju day)로 제정했다. 소주의 날로 첫 제정된 지난 20일 한인사회와 한인 주류 업계 관계자들은 소주의 날 제정을 축하하면서 가주는 물론 미 전역에서 소주 등 K-주류의 위상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주 의회가 제정한 소주의 날은 한국 음식이나 주류를 소개하는 제정일을 가주에서 선포하는 것으로는 ‘김치의 날’(11월 22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의미가 있다.

최석호 주 상원의원(공화·37지구)이 중심이 돼 지난달 25일 가주 상원을 통과한 소주의 날 지정 결의안(SCR-095)은 매년 9월 20일을 공식적으로 소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은 또 소주가 단순한 술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가주 주민이 소주가 상징하는 한국의 주류와 문화를 배우고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소주의 날’ 결의안은 주 상원의원 37명의 동의와 반대 0표로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며, 21명 상원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가주 의회의 폭넓은 지지를 새삼 확인했다.

이날 한국 소주를 구매하려 한인 수퍼마켓을 찾은 한인 김모씨는 “평소 애용하는 소주가 이제 주류사회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니 기쁘고 많은 의미가 있다”며 “주위 미국인 친구들에게도 소주를 선물했는데 다들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최석호 의원은 “한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국 소주가 이제 주류사회에서도 많이 소비되고 있다”며 “‘소주의 날’ 선정을 계기로 시장이 더욱 성장하여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현지 미국 업체도 소주 시장에 참여하면서 소주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소주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과일 소주의 경우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일반 한국 소주가 한인들을 중심으로 소비되었다면 과일 소주의 경우 한인 시장을 넘어 주류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한인 젊은이, 다인종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제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한류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소주 등 한국 주류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높이지고 있다.

롯데칠성 김경동 미국법인장은 “소주의 날 제정을 계기로 한국 소주가 미국에서 일본의 사케, 중국의 백주,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 멕시코의 테킬라와 같이 세계적인 주류 상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25% 상호관세 부과로 인해 한국에서 수입되는 소주 제품도 25%의 높은 관세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소주업체들은 높은 관세 부담에도 아직까지는 소주 가격을 동결하고 있지만 조만간 가격 상승을 해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소주 업체들은 한국과 미국 정부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 다른 한국산 제품처럼 소주에 대한 관세가 25%에서 15%로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세 리스크로 인해 일부 한국 소주업체 중 일부는 미국에 생산공장을 신축하는 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