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국에서 청빙을 받아 서울의 한 대형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님이 오래전 시카고에서 작은 이민교회를 목회할 당시 전 교인 수련회를 인도할 때의 일이다. 1박 2일 동안 노인에서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은혜롭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교회가 성장하는 가운데 작은 오해가 불씨가 되어 분쟁가운데 있었던 이 교회는 수련회를 통해 다시 하나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수련회가 끝난 후 주일 예배 시간이 되었다. 그 동네에서 식당을 하는 장로님이 기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기도내용이 이상했다.
“하나님! 제가 오늘 교회 오려고 신발을 신으러 신발장 앞에 섰습니다. 주일이라서 어떤 신발이 깨끗하고 어울릴까 생각해서 검은 구두를 신을지 자주색 구두를 신을지 한참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가장 깨끗하고 새 것인 검은 구두를 신고 왔습니다."
이 장로님이 그 다음 무엇을 위해 기도하시나 목사님과 온 교우들이 잔뜩 긴장했다. 그런데 장로님이 잠깐 멈칫하시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기도를 이어 나가기 시작하셨다.
“그런데 하나님. 오늘 아침 우리 목사님 구두를 보니까 수련회 때 이리 저리 뛰어서 흙이 묻고 낡은 구두를 그대로 신고 나왔습니다. 제가 너무나 무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내일 당장 구두 한 켤례를 목사님께 사 드리겠습니다."
정말 어이없는 기도였다. 그런데 그 분의 기도에 모두 눈시울을 적셨다. 목사님의 마음도 뭉클해지고 지쳐있던 마음이 다시 용기를 얻게 되었다. 순수한 사랑을 느낀 후 오랜 분쟁으로 상하고 지친 목사님의 마음이 점점 회복되어지고 목회하는 기쁨과 보람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가 나를 알아줄 때 외로움이 사라지고 낙심한 마음이 용기를 얻는다. 남편을 알아주고 아내를 알아주고 목회자와 성도의 마음을 알아주고 자녀의 마음을 알아주는 말 한마디가 지치고 낙심했던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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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웅 목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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