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당시 11위에서 2025년 9위로 올라서고 2050년 1인당 GDP는 세계 2위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신흥국 특유의 성장 잠재력을 갖춘 한국이 생산성 측면에서도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월가에서는 “세계 국가들이 한국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올 4월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 GDP는 2020년 9위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2위, 2030년이면 15위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년간 중국 특수 등에 취해 신성장 동력 발굴과 구조 개혁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 GDP 상위 국가는 미국·중국·독일·일본·인도 등의 순이었다. 이 중 5위인 인도의 ‘코끼리 걸음’이 눈부시다. 지난 10년간 인도의 명목 GDP는 103.1%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은 65.8%, 중국 75.8%, 독일은 43.7% 성장했고 일본은 오히려 1.3% 줄었다. IMF는 올해 인도의 GDP 규모가 4조 1870억 달러로 4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4위로 올라서고 2028년이면 5조 5845억 달러로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경제는 중위 연령이 28세에 불과한 인구구조가 강점이다. 노동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소비 증가와 생산성 향상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제조업 육성, 디지털화 촉진, 과세 체계 단순화, 재정 건전성 유지 등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구조 개혁이 고성장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또 미중 전략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맞물려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급증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제시했던 ‘경제 5대 강국’ 비전을 확장해 인공지능(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 등 이른바 ‘335’를 경제 분야 청사진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저출생·고령화 등을 감안하면 한국이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5대 경제 강국이 되려면 역대 정권처럼 공허한 ‘숫자놀음’을 하기보다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구조 개혁부터 추진해야 한다.
<최형욱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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