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팬버거, 14%p 차로 첫 여성 주지사 당선
▶ 한인 아이린 신 주하원의원 3선에 성공

아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 당선자(가운데)가 4일 저녁 그레이터 리치몬드 컨벤션 센터에서 당선 소감을 발표한 후 가족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부지사·법무장관도 민주당 승리로 끝나
민주, 주하원 13석 추가해 압도적 다수로
‘반(反) 트럼프’ 기조를 내세운 민주당이 4일 치러진 버지니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고물가, 연방 공무원 해고 등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주지사, 부지사, 법무장관직을 모두 석권했으며, 주 하원 선거에서도 큰 승리를 거두며 버지니아 정치 지형을 공화당 중심에서 민주당 중심으로 재편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3석을 추가 확보해 기존 민주 51석, 공화 49석의 구도를 민주 64석, 공화 36석으로 바꿔 압도적인 다수당이 됐다. 주 상원도 현재 21대 19로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이번 버지니아 총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개월 만에 치러진 선거로,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교육 투자, 주택 가격 안정, 의료 접근성 보장 등 ‘식탁 위의 문제(Kitchen table issues)에 집중한 민주당의 아비게일 스팬버거 후보(46세, 전 연방 하원의원)는 57.19%(191만9,380표)의 지지율로 42.61%(142만9,810표)의 지지를 받는데 그친 공화당의 윈섬 얼-시어스 후보(61세, 부지사, 해병대 출신)를 14.58%차로 크게 이겨 75대 주지사에 당선됐다. 스팬버거는 버지니아 역사상 첫 여성 주지사로 내년 1월17일 취임하게 된다.
스팬버거 당선자는 선거당일 밤 8시30분경 그레이터 리치몬드 컨벤션 센터(Greater Richmond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승리 연설에서 “2025년 버지니아는 당파주의가 아닌 실용주의를 선택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정당도, 대통령도, 군주도 아닌,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하나 된 국민의 힘이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 “남편 애덤이 딸들에게 ‘너희 엄마가 버지니아 주지사가 될 거야’라고 말했다”며, “그 말은 버지니아 역사상 한 번도 들려온 적 없는 말이다. 이제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스팬버거 당선자는 버지니아대학교(UVA)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윈섬 얼-시어스 공화당 후보는 밤 9시30분 무렵, 리스버그 내셔널 컨퍼런스 센터에서 패배를 인정하며 “스팬버거 후보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지만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부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가잘라 하시미 후보(교수 출신의 교육전문가)가 55.28%(184만5,088표)의 지지를 받아 44.47%(148만4,157표)의 표를 받은 공화당의 성소수자인 존 리드 후보(보수 라디오 진행자)를 눌러, 버지니아 최초의 무슬림이자 인도계 부지사 당선자가 됐다.
법무장관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제이 존스 후보(전 주하원의원)가 52.77%(175만2,449표)의 지지로 46.82%(155만4,853표)에 그친 쿠바계인 공화당의 제이슨 미야레스 법무장관 후보를 누르고 버지니아 역사상 첫 흑인 법무장관 당선자가 됐다. 법무장관 선거는 한 달 전 공개된 존스 후보의 2022년 문자메시지로 논란이 있었지만 유권자들은 존스 후보를 선택했다. 주 하원의원이었던 존스 후보는 당시 공화당 하원의장에게 “머리에 총알을 두발 쏘겠다”고 농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헌던을 중심으로 한 주 하원 8지구에서 민주당의 한인 아이린 신 주 하원의원은 73.71%(2만2,242표)의 지지를 얻어 3선에 성공했다.
올해 버지니아 총선의 총 투표자수는 버지니아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적인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약 380만명으로 투표율은 등록 유권자(올해 9월 기준 약 630만명)의 60%이며 2021년(투표율 약 55%) 대비 약 5%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버지니아 선거 외에도 뉴저지 주지사 선거, 뉴욕 시장 선거, 캘리포니아 선거구 임시조정안 주민투표 선거에서도 승리하며 ‘반 트럼프 바람’의 수혜를 입었다. 뉴저지에서는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56.2%의 지지를 얻어 주지사에 당선됐고, 뉴욕에서는 진보 아이콘인 조란 맘다니(34·뉴욕주 하원의원)가 50.4%의 득표율로 무슬림 최초의 뉴욕시장으로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선거결과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 분석을 보면 이번 셧다운(연방정부 일부기능 정지)이 공화당에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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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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