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크렘린의 꼭두각시…인수 불허”, 러 “기업 정당한 이익 존중돼야”
▶ 몰도바·불가리아, 루코일 자산 통제 방침

러시아 석유업체 루코일 시설[로이터]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대형 석유업체 루코일의 해외 자산을 인수하려던 기업이 미국의 경고를 받은 뒤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7일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에 본사를 둔 원자재 거래 업체 군보르는 성명에서 "루코일의 해외 자산에 대한 제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루코일은 지난달 30일 자사 해외자산 관리 자회사를 인수하겠다는 군보르의 제안을 수락했으며 핵심 거래 조건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루코일은 지난달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종식을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이후 해외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거래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 재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이 즉시 끝나야만 한다고 명확히 해왔다.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분별한 살해를 계속하는 한 크렘린의 꼭두각시인 군보르는 운영·수익에 대한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군보르의 루코일 자산 인수를 거부할 것임을 시사했다.
석유와 가스를 거래하는 군보르는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과도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왔다.
군보르는 재무부 성명에 대해 "근본적으로 잘못된 정보이며 거짓"이라며 "이러한 명백한 오해가 바로잡히도록 하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군보르는 지금까지, 그리고 지금도 인수와 사업에 열려 있고 명확하다"며 "10년 이상 활동적으로 러시아와 거리를 뒀고 제재에 따라 거래를 중단했으며 러시아 자산을 매각했고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난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군보르의 입찰 취소 여파로 이날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에서 루코일의 주가가 4% 이상 하락하며 오전 우량주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루코일처럼 러시아 기업이기도 한 국제 대기업의 모든 정당한 이익은 국제 무역과 경제 관계 측면에서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반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고 세계 무역 체제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또 루코일 자산 매각이 크렘린궁과 관련 없는 상업·무역 분야의 문제고, 우크라이나 문제와도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루코일의 해외 자산은 미국 제재로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몰도바 정부는 미국 제재를 이유로 루코일이 오는 21일부터 자국 내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루코일은 몰도바에서 석유제품 수입·도매 사업을 하고 키시너우 공항 인프라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몰도바 정부는 키시너우 공항 내 연료 저장고가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이 시설을 구매하겠다고 덧붙였다.
불가리아 의회는 이날 루코일 소유 정유소가 미국 제재 영향으로 가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이 시설을 국가가 통제하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루코일은 불가리아 흑해 연안 도시 부르가스에 발칸 지역 최대 정유소를 운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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