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위군 피격사건 후폭풍
▶ 용의자는 아프간 군인 출신
▶ 미군 협력자로 입국 허용돼
▶ 트럼프, 바이든 정책 비판
▶ 아프간 출신 이민심사 중단

27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 검찰과 FBI 기자회견에서 백악관 앞 총격 용의자(맨 오른쪽) 및 피해자들의 사진이 공개되고 있다. [로이터]
추수감사절 전날인 지난 26일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이 충격을 준 가운데(본보 27일자 A1면 보도) 총격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군인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뉴스는 총격 사건 후 역시 총상을 입고 체포된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인 라마눌라 라칸왈(29)이라고 보도했다.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 2021년 9월 미군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으로 분류돼 미국에 입국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탈레반의 정권 탈환 이후 미군에 협력한 군 출신과 가족 등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미국행을 허용했다. 라칸왈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도시 칸다하르에서 CIA 등 미국 정부 기관과 협력한 현지 부대 요원이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건을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하며, 반이민 정책 강화를 위한 구실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기 위해 머물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영상 메시지 형태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끔찍한 공격은 악의 행위이자 증오의 행위이며, 테러 행위”라면서 “그것은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범죄이자,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나는 이 잔혹 행위를 저지른 짐승이 가능한 한 가장 심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로 굳게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용의자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외국인이라는 정보를 공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느슨했던 이민정책과 이번 사태를 연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때) 어떤 사람이 들어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지난 정부는 2,000만 명에 이르는 미지의,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들을 전세계에서, 심지어 알고 싶지도 않은 곳으로부터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국가도 우리의 생존에 대한 그러한 위험을 감내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미네소타주에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수십만명의 소말리아 출신자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미네소타와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지금 바이든 정권 때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모든 외국인을 재점검해야만 한다”며 “이곳의 일원이 되지 않거나, 우리나라에 득이 되지 않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서 왔건 간에 추방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워싱턴 DC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로 500명의 군인을 동원할 것을 국방부(전쟁부)에 지시했다고 소개하면서 “우리는 미국을 다시 전적으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 이후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곧바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 신청자들의 심사를 중단했다. USCIS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아프간 국적자들과 관련된 모든 이민 요청 처리가 보안·심사 절차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중단된다”며 “국토와 미국인 보호 및 안전은 여전히 우리의 유일한 주안점이자 사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망명을 신청하거나 영주권을 얻어 미국에 계속해서 머물려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2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 정부를 도운 공로로 특별 이민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이주를 신청했던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들 중 일부는 2021년 미군 철수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했지만, 상당수는 현지에 남아 은신처를 전전하거나 파키스탄 등 제3국에 체류하며 미국의 망명 승인을 기다리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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