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어 공부의 시작은 6-3-3-4제의 형식적 교육시스템에서 중학교 1학년때부터 필수 교과목으로 도입된 시기부터이다. 한 인간이 대학을 마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게 되거나 입사시에 신입사원에게 토플과 토익 점수가 요구된다.
영어권의 유학시에는 더욱 필요했고, 글로벌 국제화가 되면서 영어의 중요성은 더욱 가중 되었다. 필자는 영어를 피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동경 유학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하지만 역시 그곳에서도 영어는 대학원 입학과 학위취득 때까지도 필요하게 되었다. 한국 직장에서 정년 은퇴하고 현재에 미국에 살게 되었으니 이제 영어는 단순한 일상회화를 넘어서 모어와 같은 수준의 실력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땅에서 영어를 모르고 살 수는 없지 않는가 말이다. 즉, 영어는 우리의 생존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십 여년이상 영어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는 최모 인사를 만나게 되었다. 그 칸부(幹部)는 전직 언론인이었으며, 수필과 시를 쓰는 작가이시다. 그가 북클럽의 리더로서 교제의 선택과 한 달에 한 번씩 북클럽을 계속 지도해왔다.
비록 소수이지만 뉴욕 한인사회의 유일한 영어 북클럽이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지역사회에 북클럽이 필시 존재하며 이는 문화의 척도이기도 한다.
여기에서 한인 디아스포라로서 영어 북클럽의 존재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첫째로 언어를 넘어 정체성을 세우는 통로인 한인 디아스포라는 두 세계 한국 문화적 뿌리와 정착국 문화사이를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은 언어와 정체성의 균형이다. 영어 북클럽은 단순한 독서 활동을 넘어, 정체성 혼란을 치유하고 다문화적 자아를 건강하게 구축하는 중요한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영어로 사고하고, 토론하고, 표현하면서 ‘이중언어 화자(bilingual)’가 아닌 ‘이중문화인(bicultural)’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하는 장점이 있다. 공동의 독서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디아스포라 특유의 “끼어 있음(in-betweeness)”을 긍정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행복한 힘이 생긴다.
둘째로 영어는 ‘다문화 이해의 문’이며, 독서는 그 깊이를 제공한다. 이민 사회에서 영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뿐 아니라 사회 진입, 관계 형성, 인격적 신뢰 형성의 기반이 된다.
영어 북클럽은 문장을 넘어서 사고방식·가치관·역사·감정 구조까지 파고들게 하고, 언어 사용의 패턴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하며, 토론을 통해 말·글·사유의 삼박자 능력을 동시에 확장하게 된다. 즉, 영어 북클럽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문화적 문해력(cultural literacy)’을 몸으로 익히는 평생학습의 장이다.
셋째로 영어북클럽은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단절을 잇는 ‘지적 공동체’의 역할이다. 즉, 세대 간의 대화와 문화적 차이와 같은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 또한 지적으로 중재하는 공간 공감과 토론을 통한 건강한 공동체의 내재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 책 한 권이 세대를 잇고, 문장이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넷째로 원서 내지는 영어로 쓰여있는 동서고금의 명저를 왜 읽어야 하는가?하는 물음이다. 그 필요성과 가치는 시대를 초월한 ‘인간 이해의 지도’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살아남은 인간·사회·삶의 본질 물음에 대한 최고의 해석을 통한 명답을 제공해 준다. 더욱 자세한 것은 후기하기로 한다.
결론적으로 한인 디아스포라에게 있어 명저와 영어 북클럽의 결합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먼저, 정체성의 통합으로 한국적 뿌리와 서구적 사고를 균형 있게 재구성하고, 지적·문화적 리더가 탄생하여 영어·사유·표현력이 결합된 인물로서 디아스포라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둘째로 지적으로 깊고, 영적으로 건강한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미래세대에게 남기는 독서문화 유산이 꾸준히 그 뿌리를 잃지 않고 살아갈 힘을 갖게 될 때에, 우리에게 행복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쉼터가 될 것이다. 영어 북클럽의 회원들은 이러한 영혼의 쉼터에서 지적공간의 문화를 만들고자 관심있는 남녀 노소 누구나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1-917-992-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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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전성결대학장·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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