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3월부터 발급규정 대폭 변경, 무작위추첨 대신 임금순 가중치 도입
▶ 일각선 “이민법 위반 소지” 주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을 내년 3월부터 현행 추첨제가 아닌 임금 순으로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대폭 변경한다.
23일 연방국토안보부(DHS)는 H-1B 비자 발급방식을 대폭 개정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새 규정은 H-1B 비자 발급 대상자 선정에 있어 기존의 무작위 추첨제를 폐지하고 고임금 및 경력자로 분류된 신청자가 선발될 확률을 높이는 가중치를 주는 추첨 방식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DHS에 따르면 새 규정은 오는 29일 연방관보에 게시돼 내년 2월27일 발효된다.
전문직 취업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는 8만5,000개이며 이 가운데 2만개는 석사 이상 인력에 배정된다. 신청자가 항상 초과하기 때문에 현재는 무작위 추첨을 통해 발급 대상자가 선정된다.
그러나 새 규정은 비자 발급 대상자 선정 방식을 무작위 추첨제가 아닌 고임금·경력자로 분류된 신청자에게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 세부적으로 임금 순으로 4개 등급으로 신청자를 분류하고,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등급에는 네 차례, 가장 낮은 등급에는 한 차례만 추첨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모든 신청자에게 동등한 추첨 기회가 제공됐다면, 새 규정은 임금이 높은 신청자가 비자 발급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는 확률이 훨씬 커지는 것이다.
DHS의 추정에 따르면 가장 임금이 낮은 1등급의 경우 선발 확률이 15.29%이지만, 2등급은 30.58%, 3등급은 45.87%, 임금이 가장 높은 4등급은 61.16%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 같은 변화는 내년 3월 예정인 2027회계연도 H-1B 비자 신청 때부터 적용된다.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서비스국(USCIS)의 매튜 트라게서 대변인은 “기존 추첨제는 낮은 임금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규모로 채용하려는 일부 미국 고용주들에 의해 악용되고 남용되는 문제가 존재했다.
새로운 규정은 더 높은 임금과 숙련도를 갖춘 외국인 근로자에게 취업비자 발급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규정 변경을 통해 미국 근로자에게 피해를 주는 악용 사례를 막고 H-1B 비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브스에 따르면 과거 H-1B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자를 신청한 유학생의 경우 90%가 근로 경험 등의 부족으로 인해 임금 수준이 낮은 1~2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임금 순으로 H-1비자 선발 방식을 바꾸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막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보다는 경력이 많은 관리자 채용에 보다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새롭게 바뀌는 H-1B 발급 규정이 이민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 합법 여부를 놓고 법적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H-1B 취업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영토 밖의 해외 거주자가 H-1B 비자를 신규 신청할 경우 수수료를 종전의 100배 수준인 10만달러로 크게 올리는 포고문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달 초 국무부는 H-1B 신청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겠다며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검토하겠다는 지침을 밝혔다.
<
서한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