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과 인내의 미학, 소나무 자개작가 강동윤

소나무 자개그림 앞에 선 강동윤 작가
세상에는 수많은 그림이 있다. 대부분은 색으로 감정을 전하고, 형태로 메시지를 말한다. 그러나 강동윤의 작품 앞에 서면 익숙한 회화의 언어는 잠시 멈춘다.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색이 아니라‘빛’, 장식이 아니라 ‘시간’이다. 조개껍질에서 태어난 자개의 미세한 빛을 소나무에 입혀 완성한 그의 작업은, 지구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독창적 예술로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 치유의 빛, 하늘이 준 선물
강동윤의 소나무 자개 그림은 한마디로 ‘빛의 회화’다. 그러나 그 빛은 화려함을 뽐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래 바라볼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면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빛이다. 작가 스스로 이 작업을 “하늘이 준 선물”이라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연이 허락한 재료와 인간의 인내가 만나, 하나의 작품이 아닌 하나의 ‘존재’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 뉴저지를 지나 뉴욕으로
지난 10월 뉴저지 전시에 이어, 현재 퀸즈 와잇스톤에 위치한 미 우수 예술연맹(예술품 경매전문) 초대로 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강동윤 작품 세계의 집약판이라 할 만하다. 12월 21일부터 새해 1월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30여 점의 은은하면서도 황홀한 빛깔의 소나무 자개 작품이 출품되어, 뉴욕 관람객들과 조용하지만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미 LA와 시애틀 전시를 통해 큰 호평을 받은 그의 작품은, 이번 뉴욕 전시를 기점으로 미주 전역은 물론 세계 무대로의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 장식이 아닌 사유의 재료, 자개
강동윤의 작업에서 자개는 더 이상 전통 공예의 장식적 요소가 아니다. 자개는 빛을 반사하는 물질이 아니라, 빛을 품고 기억하는 재료다. 보는 각도와 시간, 빛의 세기에 따라 끊임없이 표정을 바꾸는 자개의 특성은, 사계절을 견디며 같은 자리에 서 있으되 결코 같은 모습을 반복하지 않는 소나무의 생명성과 닮아 있다. 이 두 존재가 만나 탄생한 소나무 자개 그림은,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시간을 동시에 품은 풍경으로 확장된다.
■ 한국인의 정신을 상징하는 소나무
소나무는 한국 미술사에서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니다. 절개와 인내, 불로장생과 생기복덕을 상징해온 길상목이자, 한국인의 정신적 표상이다. 집 앞에 소나무를 심으면 가문이 번성하고 큰 인물이 난다는 믿음은, 단순한 민속을 넘어 공동체의 염원이 담긴 상징이었다. 강동윤은 바로 이 소나무를 자신의 예술 세계의 중심에 두었다.
■ 풍경이 아닌 존재로서의 소나무
그의 화면 속 소나무는 사실적 재현을 넘어, 인간이 닮고자 했던 삶의 태도를 묵묵히 드러낸다. 굽이치며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간 가지, 바람과 눈보라를 견뎌온 거친 줄기, 그리고 그 표면을 따라 촘촘히 입혀진 자개의 미세한 빛. 그 앞에 서면 관람자는 자연 앞에 선 인간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 느림으로 완성되는 한 점의 작품
강동윤의 소나무 자개 그림은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20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작품 크기에 따라 짧게는 3개월, 길게는 4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 느린 시간은 결코 타협될 수 없는 그의 작업 철학이기도 하다. 빠른 결과보다 완성도의 깊이를 택한 그의 선택은, 작품을 단순한 미술품이 아닌 ‘시간의 결정체’로 만든다.
■ 머무는 시선을 요구하는 작품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의 시대 속에서 강동윤의 작품은 ‘머무는 시선’을 요구한다. 오래 바라볼수록 작품은 깊어지고, 관람자는 묘한 평안과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 소장되는 순간, 삶이 되는 그림
그의 작품은 보는 순간 끝나지 않는다. 공간에 놓이는 순간, 작품은 풍경이 아니라 동반자가 된다. 강동윤의 소나무 자개 그림은 삶의 태도를 담은 예술이며, 그래서 더욱 소장할 가치가 있다.
■ 증권맨에서 예술가로$ 조개껍질 빛이 바꾼 인생- 강동윤 작가 이력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난 강동윤 작가는 1989년 경남대학 상경대를 졸업하고 증권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했다.
숫자와 속도의 세계를 살던 그가 예술로 방향을 튼 계기는 뜻밖에도 조개껍질에서 비쳐 나오던 한 줄기 빛이었다.
그 우연한 만남은 그의 인생을 바꾸었고, 이후 그는 자개와 소나무를 결합한 전무후무한 공법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강동윤은 자개 작업 이전에도 사진 작업을 통해 한국국제사진전 은상 수상 등 50여 회의 입상과 입선을 기록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개인전, MBC 건축박람회 특별전, 세종뮤지엄갤러리 초대전 등 줄을 잇는다. 그의 이런 이력은 현재의 작업이 단절이 아닌 축적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 강동윤 작가 작품 전시회
▲ 일시: 12월21일(일)-1월5일(월)까지
▲ 장소: 미우수예술연맹 갤러리(150-30 12Ave Whitestone NY 11357)
▲ 관람 시간: 매일 10AM- 4Pm
▲ 문의: (727)225-9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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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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