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적’ 책 들고 “어느 정부보다 많이 이룩”
▶ NYT “대통령직 이용해 14억불 벌어” 지적
▶ WSJ까지 “그린란드 관세는 동맹 괴롭히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1주년인 20일을 맞아 자기의 업적을 자찬했지만 미국 여론과 언론은 대체로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표지에 업적(accomplishments)이라고 적힌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백악관 브리핑룸에 등장해 지난 1년간 한 일을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이 일정은 원래 백악관 대변인이 하는 브리핑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다.
종이 뭉치를 한 손에 든 트럼프 대통령은 “난 이자리에 서서 이걸 일주일동안 읽을 수 있는데 그래도 다 읽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느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시간20분동안 혼자서 행정부의 외교, 경제, 사회 정책 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자기가 불법 이민을 차단하고, 범죄를 줄였으며, 물가를 낮췄다는 등 주로 그간 늘 해온 이야기였다. 그는 관세 정책을 성과로 소개하면서 한국과의 무역 합의도 언급했으며, 자기가 세계 각지의 분쟁을 평화롭게 끝냈는데도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도 빠지지 않았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있는 만(gulf)의 이름을 멕시코만에서 미국만으로 바꿀 때 사실 ‘트럼프만’으로 하려다가 참모들이 만류해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서는 “농담”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를 여러 차례 비판했으며, 자기를 수사했던 잭 스미스 특별검사,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파니 윌리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사장 등을 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기분이 좋은듯 취재진에게 브리핑룸이 이렇게 가득찬 것을 본적이 없다면서 “취임 첫해 축하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핫한 나라가 됐다”면서 “나를 꼭 사랑하지는 않는 어떤 사람들조차 ‘대단한 한해였다’고 본능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미국인 과반의 생각과 다른 듯하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가 지난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0%로 나타났다. 정당별로 여론이 크게 갈리면서 공화당원 10명 중 8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수행을 지지했지만, 이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물가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진보 성향의 주류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 첫해의 부정적인 면에 더 집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을 섬기기보다 자기 재산을 불리는 데 집중했다면서 그가 지난 1년간 대통령직을 이용해 최소 14억달러(약 2조원)를 벌었다고 비판했다.
NYT는 기획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를 정적 수사에 동원하는 등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훼손, 대학 연구 지원금 삭감, 이민 제한, 동맹에 대한 관세 부과 등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를 약화할 정책을 시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의 영토 그린란드를 향해 보인 야욕은 당사자들의 입장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유럽의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8일자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지배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동맹을 괴롭히는 제국주의(bullying imperialism)라고 비판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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