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상원의원은 한때 피랍…3월 총선·5월 대선 ‘치안 시험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로이터]
3월 총선과 5월 대선을 앞둔 콜롬비아에서 정치인 상대 폭력 범죄 발생 가능성을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북부 코르도바주(州)에서 연 현장 국무회의에서 "전날 저녁 저를 태운 헬기가 목적지에 착륙하지 못한 채 4시간 가량 해상에서 선회하는 일이 있었다"며 "괴한들이 헬기를 향해 총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엘티엠포와 카라콜TV가 보도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마약 밀매업자들로부터의 피습 가능성에 대한 수개월간의 경고가 있었다면서 "저는 예정되지 않았던 곳에 도착해 위험에서 벗어났다"라고 부연했다.
오랜 내전의 역사로 얼룩진 남미 콜롬비아에서 페트로 대통령은 2022년 8월 취임 후 "오욕의 역사를 끝내겠다"는 일성과 함께 반군 및 무장 카르텔 세력과의 평화 협상에 안간힘을 써 왔지만, 구체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몇차례 암살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기준 콜롬비아 최대 무장 단체로 꼽히는 '민족해방군'(ELN)과 콜롬비아 내 '제1반군'으로 꼽히던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잔당이 마약 코카인 밀매 영향력 확대를 둘러싸고 불법 활동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으로 꼽힌다.
실제 이날 에콰도르 국경과 가까운 남서부 카우카주(州)에서는 원주민 활동가이자 인권상 수상자인 아이다 킬쿠에 상원 의원이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킬쿠에 의원 소재 파악이 불분명할 당시 납치 용의자를 향해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티엠포는 킬쿠에 의원의 남동생도 2023년 12월에 비슷한 장소에서 피랍됐다가 풀려난 적 있다고 전했다. 카우카는 코카 재배 지역 중 하나로, FARC 잔당 거점으로 꼽히는 곳이다.
콜롬비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선거를 전후해 무장단체 발흥에 정치인들이 위협받는 일이 빈번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주민을 겁박하거나 투표소 설치를 방해하는 등 민주주의 제도를 흔드는 사건도 종종 보고됐다.
특히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마약 밀매 퇴치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직후 전국 각지에서 무장 충돌이 재확산하는 분위기도 관찰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과 5월 대선에서의 안전한 투표 환경 조성이 페트로 정부 최대 현안으로 여겨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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