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국 중 英 이어 하락폭 커
▶ 물가 상승률도 2.7%로 0.9%P ↑
▶ 중동전쟁 고유가·환율상승 겹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주요국 중 경제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돼 유로존 주요 국가들보다 하향 조정 폭이 컸다.
무엇보다 일본은 기존 전망치가 유지됐고 미국은 되레 상향 조정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란 사태 이후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기로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7%로 수정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전망 대비 0.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정부와 한은은 2.0%, 국제통화기금(IMF)은 1.9%를 제시했는데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과 동일한 2.1%로 예상했다.
OECD는 “한국 등 중동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일부 아시아 국가의 경우 전쟁 장기화 시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생산 활동에 부담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1.8%에서 2.7%로 지난해 12월 전망 대비 0.9%포인트나 높였다. 내년은 2.0%로 기존 전망과 같았다.
OECD는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2.9% 전망을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은 3.0%로 0.1%포인트 낮췄다. 주요 20개국(G20) 기준 올해 물가 상승률은 2.8%에서 1.2%포인트나 높인 4.0%로 예상했고 내년은 2.7%로 예측했다.
OECD는 “미국 실효관세율이 3월 초 수준을 유지하고 올해 중반부터 석유·가스·비료 가격 점진적 하락 등 기술적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향후 분쟁 양상과 에너지 가격 경로에 따라 GDP·물가·공급망 등에 대한 상하방 리스크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장기화 시 성장률은 더 떨어지고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OECD는 매년 5~6월과 11~12월 정례 경제 전망을 내놓고 3월과 9월에는 중간 전망을 통해 기존 수치를 수정한다. 지난달 28일 발발한 중동 전쟁과 고유가 국면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한국은 미국(1.7%→2.0%)과 일본(0.9%→0.9%), 중국(4.4%→4.4%) 등 주요국에 비해 전쟁 충격이 컸다.
유로존은 1.2%에서 0.8%로 한국과 같은 0.4%포인트 하락했다. 영국만 우리나라보다 하향 조정 폭(1.2%→0.7%)이 컸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은 올 2월까지 AI 투자 확대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전망치에 비해 경제성장이 가팔랐다”며 “3월 중동 전쟁마저 이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나홀로 상향 조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위축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은 환율 상승까지 겹쳐 이중 부담을 안고 있어 다른 나라보다 성장률 하락 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살아나는 듯했던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월 BSI 전망치는 3월 대비 17.6포인트 하락한 85.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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