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22장은 다윗의 승전가인 시편 18편과 같은 내용으로, 다윗의 전 생애를 신학적으로 요약한 찬양과 고백입니다. 시편에는 다윗의 생애와 관련된 시편이 모두 13편이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무엘서에는 다윗의 생애와 관련하여 시편 18편만 인용하고 있을까요?
다른 시편들은 다윗의 특정한 사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편 3편은 다윗이 그의 아들 압살롬을 피할 때에 지은 시이고, 시편 34편은 다윗이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다가 쫓겨나서 지은 시이고, 시편 51편은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선지자 나단의 책망을 받고 회개하며 지은 시입니다. 그런데 시편 18편은 다윗이 모든 원수와 사울의 손에서 구원을 받은 때에 지은 시라고 되어 있어서, 용사로서의 다윗의 모습을 담은 전 생애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하 22장은 시편 18편을 통해 다윗의 일생을 도우셨던 하나님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먼저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위하여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내가 피할 나의 반석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높은 망대시요 그에게 피할 나의 피난처시요 나의 구원자시라 나를 폭력에서 구원하셨도다”(삼하 22:2-3)라고 고백합니다.
다윗은 사울 왕의 미움을 받아 10년 동안 도망을 다녀야 했습니다. 왕이 된 후에도 사울 왕이 속한 베냐민 지파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왕권의 정당성에 대한 도전을 받았습니다. 다윗의 자녀들은 권력투쟁에 눈이 멀어 서로 죽이고, 심지어 다윗 왕에게 반란을 일으키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윗은 주변의 에돔, 모압, 암몬 등을 제압하여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나라를 이루었습니다.
다윗은 끊임없는 위기와 시련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반석이 되어 주시고 요새가 되어 주셨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반석은 우리에게 피난처와 안전을 제공해 주는 하나님의 이미지입니다. 아무리 험난한 세상 풍파에 시달린다고 하여도 우리의 믿음이 반석되신 하나님께 뿌리 내리고 있으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는 베드로의 고백을 듣고,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고 하셨습니다.
다윗이 일생 동안 겪은 어려움들을 생각해 볼 때 그에게 마음의 힘, 생명의 에너지가 남아있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답답하고 억울하고 억장이 무너져 내려 분노를 폭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절대로 분노가 자기 마음의 힘을 빼앗지 못하게 했습니다. 오직 하나님께 그 분노를 부르짖음으로써 말입니다.
하나님께 부르짖었다는 것은 기도했다는 뜻입니다. 기도는 자신의 불쌍한 사정을 늘어 놓은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모든 상한 감정들, 아픈 것들, 힘든 것들, 두려운 것들을 하나님 앞에 뿜어내는 것입니다. 부르짖기 전까지는 상황이 더 커 보입니다. 부르짖기 전까지는 문제가 더 커 보입니다. 부르짖기 전까지는 대적이 더 커 보입니다. 그러나 일단 하나님께 부르짖기 시작하면,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게 되어 그 어떤 상황보다, 그 어떤 문제보다, 그 어떤 고통보다 하나님의 능력이 더 크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부르짖기 위해 나아가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면, 문제보다 더 큰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다윗은 말씀의 능력을 믿었습니다. “여호와여 주는 나의 등불이시니 여호와께서 나의 어둠을 밝히시리이다. 내가 주를 의뢰하고 적진으로 달리며 내 하나님을 의지하고 성벽을 뛰어넘나이다. 하나님의 도는 완전하고 여호와의 말씀은 진실하니 그는 자기에게 피하는 모든 자에게 방패시로다.”(삼하 22:29-31)
위기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역사 속에서도 위기 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음으로써 환난과 핍박, 온갖 고난과 시련을 이기고 승리한 삶을 산 위대한 믿음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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