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총파업 D-6
▶ DS부문 인력 절반가량 참여 예고
▶ 팹 멈추면 하루 피해액만 3조 육박
▶ 웨이퍼 달 68만장 생산 차질 우려
▶ 1위 위태… 재가동해도 신뢰 타격
14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는‘웜다운(warm-down)’이라는 고육책을 꺼낸 배경에는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사실상 총파업 수순으로 접어든 점이 자리한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파업 신청 인원만 4만3,286명으로 당초 자신했던‘파업 인원 5만 명’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현재 기준으로도 전체 반도체(DS) 부문 인력의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것으로, 사실상 셧다운이 임박한 것으로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면서“인력이 50% 이상 없는데도 정상적으로 가동될 공장은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총파업 이전에 신규 웨이퍼 투입을 줄이고 이미 공정에 투입된 웨이퍼는 안전한 공정 단계까지 빼내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포토 공정과 식각 공정, 세정 등을 담당하는 장비들도 예정된 생산을 소화한 후에는 대기 모드에 진입해 작동을 멈출 예정이다.
웜다운을 시작하면 많은 웨이퍼를 사용해야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설비를 가동하고 유지할 인력이 줄기 때문에 총파업에 앞서 인력 운용의 효율성은 높일 수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웜다운 없이 총파업을 맞이하면 직접적인 생산 피해만 7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평택캠퍼스가 정전 사고로 28분간 가동이 중단됐을 때 발생한 피해액은 500억원에 달했다. 1분당 약 17억8,000만원의 손실이다.
만약 하루 동안 생산이 중단되면 손실액만 약 2조5,714억원에 육박한다. 당시에 비해 오른 인건비와 자재비·전기요금 등 복구 비용을 감안하면 하루 3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도체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또 공장 일부만 가동률이 줄어도 하루 피해액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인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18일간의 총파업으로 10조~17조원의 직접 손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는 총파업 전후의 웜다운 기간과 생산시설 복구 기간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KB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18일간의 파업이 지속될 경우 공장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과 정상화 과정에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복구 기간에 공장 가동률이 50%에 불과할 경우 20조~30조원 규모의 피해가 추가될 수 있다. 노조는 총파업 시 30조원 규모의 생산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실제 피해는 2배 이상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더 큰 문제는 노조의 총파업으로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위상과 신뢰 자산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를 기록해 SK하이닉스(32%)를 제치고 약 1년 만에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SK하이닉스에 1위를 내줬지만 D램 생산 확대와 범용 D램 매출을 끌어올리며 다시 왕좌를 되찾았다.
하지만 총파업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면 업계 1위 자리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앞세워 D램 시장에서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은 약 817만5,000장으로 SK하이닉스(639만 장)와 마이크론(360만 장)보다 각각 27.9%, 127% 많다.
만약 삼성전자가 총파업에 따른 생산 중단과 복구 작업으로 한 달가량 생산이 중단되면 68만장의 웨이퍼 생산량이 줄어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좁혀진다.
업계는 아울러 삼성전자가 고객사와 어렵게 구축한 신뢰 관계마저 크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D램 생산량은 모두 사전 계약돼‘완판’ 상태다. 총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면 고객사들은 D램 공급을 제때 받을 수 없다.
이에 더해 노조 리스크에 시달리는 삼성전자에 주문을 맡기기보다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으로 공급선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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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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