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파밸리 최대 누전화재
▶ 100년 역사 수십년 공 빛도 못보고 타버려
포도와 포도주로 명성이 높은 고장 나파밸리의 한 대형 포도주 보관창고를 휩쓴 지난 6월15일의 큰 화재는 ‘포도주 장인’이 되고자 포도나무 기르기에서부터 맛있는 포도주를 담그고 또 수년간 숙성시키는데 전력을 다해 온 20여가정의 꿈까지 순식간에 재로 만들었다.
수은주가 110도까지 치솟은 이날 100여년 넘게 이 지역의 소규모 포도주 제조자들이 만든 포도주를 보관해 온 코넬 샴페인 셀라스(Kornell Champagne Cellars)에서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 지하부터 층층이 보관되어 오던 수천케이스의 포도주를 깡그리 태워버렸다.
포도주 불길을 잡기까지 인근 6개 지역 소방국의 63명 소방관이 크레인까지 동원하여 이틀 동안을 매달릴 정도였다.
나파밸리 최대의 재앙으로 기록된 화재이며 재정적 손실도 4,000만달러 이상 집계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큰 손실은 수년간 분신처럼, 자식처럼 공들였던 결실을 빛도 보이지 못한 채 화마속에 쓸어 넣게 된 포도주 장인들의 감정적 아픔이었다.
피해자들 중에는 세계 제일의 포도주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10여년을 바친 사람으로부터 포도주광이나 유명 레스토랑에 자신의 상표로 납품을 약속하고 날짜만 기다리던 제조자들까지 다양하다.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포도주를 세상에 내보인다는 젊은이들의 야심도 숨어 있었다.
포도나무를 길러 직접 따서 술을 만들어 일일이 병에 담아 레이블도 손수 붙인 작업을 마치고 10년만에 첫 출고할 포도주 350케이스를 비롯, 98년산 100케이스를 이번 불로 잃어버린 로버트 폴리(46) 부부는 "말도 안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라며 비통해 했다.
엘리제 와이너리의 주인 레이 코슨은 매년 만들어낸 명품을 영구 보관하던 ‘포도주 라이브러리’를 잃어버렸다. 그는 화재 이후 "달러로는 도저히 환산되지 않는 손해 때문에 잠이 안온다"고 비탄에 잠겨 있다.
’G. Graham’이라는 상표로 포도주를 납품중인 그레고리 그래햄(49)은 프랑스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오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1998년산 포도주 3,000여 케이스가 다 불탔다는 소식에 접했다.
"불탄 포도주 창고 주인이 어렵게 정말 나쁜 뉴스를 전해야겠다고 운을 뗄때 친지중 누군가 죽은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포도주가 다 타버렸다는 말을 듣고도 여전히 가까운 가족이 죽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내 이름이 붙은 포도주들은 나자신이나 가족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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