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 전역에서 학부모들은 잠을 설쳐야 했다. ‘해리 포터’시리즈 4편인 ‘불의 잔’이 토요일 0시를 기해 일제히 시판됐기 때문이다. 이 책을 사느라 밤 12시가 넘은 시각까지 애들 손을 잡고 책방 주위를 빙 돌아가며 줄을 서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는 서점 유리창을 깨고 책을 훔쳐 가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한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애들 성화에 못 이겨 첫날부터 한밤중에 대로변에서 몇시간씩 서 기다리다 간신히 한 권 구한 부모가 있는가 하면 다음날 동네 책방을 여기 저기 돌아 다녔으나 매진돼 할 수 없이 대학 서점까지 가 사온 사람도 있다.
아마존과 반스&노블등 인터넷 서점도 대목을 맞았다. 아마존에는 책이 시판되기도 전에 이미 40만권의 주문이 밀려들었으며 반즈&노블사도 36만권을 미리 주문해 놨다. 하루에 이처럼 많은 책이 팔린 것은 세계 출판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찍어낸 스칼라스틱스사는 초판으로 380만부를 인쇄했는데 다 팔리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금까지 35개 국어로 번역돼 3,500만부가 팔렸다. 그 바람에 이 책의 저자 J. K. 로울링은 난방장치도 안된 아파트에 살던 웰페어 독신모에서 일약 백만장자로 변신했다.
이번에 나온 ‘해리 포터’제4권은 가격 25달러95센트, 총 752페이지로 아동용 도서치고는 방대한 분량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해 아들에게 이 책을 사준 한 학부모는 “처음에 과연 애들이 이렇게 두꺼운 책을 다 읽을까 반신반의했으나 친척집을 가든 어디를 가든 이 책을 놓지 않고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이 책을 읽지 않고는 화제에 낄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서는 필독서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악한 마법사에 의해 부모가 살해당한 해리 포터가 못된 친척 손에 의해 자라다가 마법사 양성 학교에 들어가 부모의 복수를 한다는 언뜻 보면 황당한 이야기다. 이 작품이 과연 아동 문학으로서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보다는 역시 마법의 세계를 다뤘지만 기독교적 진리를 담고 있는 아동문학의 고전 C. S. 루이스의 ‘나니아 이야기’나 톨킨의 ‘반지의 왕’시리즈가 더 뛰어나다고 평하는 전문가도 많다(세 사람이 모두 영국 작가다). 그러나 긴 여름방학을 비디오 게임이나 하며 허송세월 하는 것보다는 ‘해리 포터’든 ‘나니아’든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로울링은 앞으로도 3권을 더 출간, 7권으로 시리즈를 완결한다고 한다. 당분간 ‘해리 포터’열기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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