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절명한 유지영(55세)씨 사건(본보 8일 보도)이 경찰의 과잉대응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유족들이 사고경위와 관련, 경찰의 발표와 상반된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유씨의 부인 백춘심씨(52)는 7일 밤 기자와 만나 "평소 정신질환을 앓아온 남편이 이날 새벽 발작을 일으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하고는 "단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데리고 갈 생각이었는데 어처구니없게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며 부부싸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는 경찰 발표를 반박했다.
백씨는 또 남편이 올해 들어서만도 두 세 번 정신질환으로 발작을 일으켜 훼어팩스 병원 부속 우드 번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고경위에 대해 백씨는 남편 유씨가 약 복용을 거부하며 사나흘째 잠을 자지 못하다 7일 새벽 발작 증세를 일으켰다며 남편이 자동차 키를 뺏고 자신의 출근을 막으면서 실랑이가 계속돼 할 수없이 911에 전화했다고 밝혔다,
백씨는 경찰 출동 당시 남편이 도끼를 들고 있었지만 난폭하게 저항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통역을 해주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는 경찰이 자신을 밖으로 내보내고 집안으로 들어 간 10여분 뒤 갑자기 총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때 차안에 있던 백씨는 경찰이 공포(空砲)를 쏜 것으로 생각했다고 사고순간을 떠올렸다.
얼마 후 헬리콥터, 앰뷸런스와 경찰차가 도착하고서야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는 백씨는 자신이 집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찰이 저지하며 훼어팩스 카운티 경찰서로 데려갔다며 조사받는 도중 남편이 사망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인 백씨는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에 대해서는 "출동한 경찰 2명중 여자 경찰은 이곳에 몇 번 출동, 사망한 유씨가 정신질환자임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고는 정상인이 아님을 알면서도 총격을 가한 것은 과잉대응이 분명하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서는 안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출동 경위와 과잉대응 여부에 대한 유족측의 반박에 대해 "총을 발사한 경위에 대해 자체 내부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라며 수일 후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곤혹스런 처지에 놓인 경찰은 이날 출동 경찰의 신원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는 등 보안 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으며 유씨사망 사건이 자칫 한인 사회로 불똥이 튀어 확산될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7일밤 백씨의 자택에 모인가족과 친지들에 의하면 70년대초 월남전에 참전한 유씨는 우울증과 피해의식에 시달려왔으며 84년 미국에 이민온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그리고 생업에 바쁜 가족과 같이 있는 시간이 적어 늘 외로움을 호소했으며 병원에 들어 가는 것을 몹시 싫어하고 가끔씩 약 복용을 거부, 발작을 일으켜 왔다.
사망한 유씨의 친형 지욱씨는 아주 급박한 상황이 아닌 가정집 안에서 상체에 치명적인 총격을 가한 점, 영어를 전혀 못하는정신 질환자임에도 통역의 역할을 하는 부인을 내보낸 후 사고가 났는데도 부인을 집안에 못 들어가게 한 점등은 이해할 수 없으며 현장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한편 지난 14개월 동안 훼어팩스 경찰이 무장하지 않은 시민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 한 사건은 이번 사건이 세 번째로 이날 4대 TV와 워싱턴 포스트는 이 사건을 주요 뉴스로 크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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