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A의 버스 운전사 이블린 데이비스(48, 가디나 거주)는 12일 아침, 지난 삶의 기간중 가장 당혹스러우면서도 극적인, 그리고 가장 보람이 있는 순간을 만끽했다. 그의 손으로 귀여운 남자 아기를 버스 안에서 받아낸 것이다.
그는 이날 다운타운을 거쳐 운행되는 20번 버스를 처음 운전하는 중이었다.
다운타운의 7가 스트릿과 힐 스트릿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태운 후 막 출발하는 그에게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와 함께 누군가가 "한 임산부가 진통을 시작했으니 패러매딕스를 불러달라"고 외쳤다. 통증을 참다 못한 임산부의 비명은 계속해서 들려왔다
데이비스가 이 상황을 MTA 버스 통제본부에 알렸지만 임산부의 진통은 이미 극에 달했다. 아무리 패러매딕스가 빨리 달려온다고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을 아는 그는 조산원 역할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미 아들 딸에게서 5명의 손자, 손녀까지 본 그는 임산부의 상황으로 봐서 몇분만 더 지체해도 산모나 아기가 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
먼저 버스를 세우고 "응급사태가 생겼으니 다른 버스로 갈아타고 출근해달라"며 버스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두 여성 승객에게는 같이 남아 뒷바라지를 해달라며 출산준비를 했다.
특별히 침대를 만들거나 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자궁이 본격적으로 수축하면서 숨 넘어가게 통증을 호소하는 젊은 임산부는 이미 양수가 터져 있었다.
통증으로 몸부림치는 임산부를 붙잡아 눕히고 말도 통하지 않는(임산부는 스패니시 전용) 그녀에게 호흡하는 법을 지시했다. 데이비스의 얼굴과 몸도 진땀으로 산모만큼이나 온통 젖어 들었다. 아기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그는 긴장으로 숨이 멎을 것 같았다고 후에 말했다.
아기는 건강한 상태로 7시30분에 태어났다. 다행히 출산 몇분 뒤에는 패러매딕스의 응급 요원들이 데이비스를 대신해서 출산 뒷마무리를 해줬다. 산모와 아기가 같이 무사한 상태로 캘리포니아 하스피틀 메디칼 센터로 옮겨진 것까지 본 그는 이날 10시에는 다시 본업인 버스 운전사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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