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는 이 없는 추석이 마냥 서럽기만 한 한인노인들이 늘고있다. 뉴욕 생활 16년째인 한인 이 상년(80) 할머니는 추석이나 명절이 올 때면 혼자서 쓸쓸함을 달래며 노인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움을 삼키고 있다.
이 할머니는 일제 때 일본으로 유학 왔던 한국인 어머니가 일본인 아버지와 만나 자신을 낳고는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 버려 어머니 얼굴도 모르고 일본인 할머니 밑에서 자라나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16세가 되던 해 일본인 할머니마저 돌아가시면서 혼자가 된 이 할머니는 대동아 전쟁이 한창이던 때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사별한 남편을 만나 2남2녀를 낳고 살았으나 지금은 아무도 옆에 남아있는 이가 없다.
자녀들도 모두 워싱턴에 살고 있어 명절이면 갈곳도 없고 가족과 함께 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부러우면서도 더욱 외로움만 가슴에 사무칠 뿐 어릴 적부터 80평생을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홀로 노인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 상점(70) 할머니도 "가까이 자식들이 살고 있어도 바빠서 못 온다고 할 때는 표현은 못하지만 무척 섭섭하다"고 말했다.
박길래(90) 할머니 역시 처음에는 가까이 살던 자녀들이 모두 먼 곳에 집을 구입해 이사 가버려 홀로 뉴욕에 남게 됐다"며 "자식들을 만나기도 힘들지만 혹시나 올 추석에는 딸이 송편을 사올지도 모르겠다"며 은근한 기대 속에 섭섭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우현(84) 할머니도 "딸들이 뉴저지에 살고 있지만 멀다고 왕래도 힘들어 가끔 전화만 할뿐 추석은 잘 챙기지도 못한다"며 "함께 살고 있는 룸메이트 할머니는 자식들과 명절을 보내러 가서 나 혼자 아파트를 쓸쓸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 할머니는 "명절 때마다 음식을 손수 장만하기도 했으나 나이 들어 아무런 명절 준비도 하지 않자 자녀들이 모셔가지도 않는다"며 몹시 서운한 마음을 표현했다.
타운내 한인노인들은 바쁜 미국생활에 쫓기는 자녀들의 생활패턴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으면서도 "미국서 자라난 후손들은 시답지 않은 미국의 각종 기념일들은 요란을 떨면서도 설날과 맞먹는 큰 명절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추석 한가위 때는 웃어른에게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쉬운 한숨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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