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례자가 ‘신랑 입장’을 크게 외치자 사모관대(紗帽冠帶)를 쓴 신랑이 성큼 성큼 앞으로 나선다. 이번에는 ‘신부 입장’을 알리자 연지곤지를 찍은 신부가 가마에서 다소곳이 내려온다.
16일 메릴랜드 위튼 리저널 파크에서는 때아닌 한국의 전통혼례식이 치뤄져 공원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이날 전통혼례식은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회장 이숙원)가 마련한 한가위 민속대동잔치의 일환으로 준비된 것.
전통문화를 재현해봄으로써 우리의 것을 아끼고, 한인2세대와 지역 커뮤니티에 한국의 정서를 소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되어왔다.
수백의 참석자들이 하객이 된 이날 혼례식의 신랑과 신부는 지미 리-해더 리, 론 무어-조은수 부부 등 두쌍.
특히 식을 올리지 않은채 22년간을 함께 살아왔던 론 무어-조은수씨 부부가 이날 정식으로 혼례를 올린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하객들은 시종내내 박수와 축하를 이들에게 아끼지 않았다.
새 신부로 단장한 조은수씨는 "미국인 남편이 결혼식을 그것도 한국의 전통혼례로 치룬다는 사실에 대단히 감격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혼례식은 대례(친영례,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신부를 맞이하는 예식)-전안례(신랑이 기러기를 상위에 놓고 절하는 의식)-교배례(신랑 신부의 맞절)-합근례(신랑 신부가 잔을 주고 받는 절차)-고천문 낭독(혼례를 하늘에 고하여 이 뜻을 만천하에 고하는 의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혼례식에 앞서서는 전통혼례의 과정과 각 의식들의 의미들이 집례자인 양인석씨를 통해 설명됐다.
이어진 2부의 민속대동잔치에는 사물놀이 풍물패(우리문화 나눔터), 민속무용(벽사춤 아카데미), 태권도 시범이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장기두기, 윷놀이,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 한인 고유의 전통놀이들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편, 행사에 앞서 가진 기념식에서 김욱 총영사는 "이 행사는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며 훌륭한 전통과 미덕을 살리는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으며, 몽고메리카운티의 더글러스 이그제큐티브와 마이클 수빈 의회 의장은 "한인사회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축사를 통해 약속했다.
또 이종률 북버지니아한인회장과 강만춘 메릴랜드한인상록회장은 격려사에서 "비록 미국에 살고 있지만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것을 지켜나가 이를 후세에 문화유산으로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던컨 몽고메리카운티 이그제큐티브는 안준식 목사(대성침례교회)등 6명에게 감사장을, 이숙원 회장은 한인사회 지원에 앞장선 블레어 유잉 몽고메리카운티 의회 의원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오는 23일 실시되는 제30대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선거에 나선 정상대, 문흥택 양후보가 열띤 선거전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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