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맞아 죽을 일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이는 직장, 집, 교회밖에 모르는 사람이에요. 고생 끝에 이제 좀 생활이 펴나가는 것 같더니, 너무나도 억울해 ..."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로비에서 괴한이 내리친 벽돌에 머리에 맞고 사망한 이종림씨의 부인 김명순씨는 남편과 함께 하던 침대에 주저앉아 멍하니 정신을 못 차린다. 플러싱 고교 12학년에 재학중인 막내딸 성신(17세)양도 본보 기자의 인터뷰에 응하는 어머니의 등을 쓰다듬으며 "어머니, 어머니..."하고 위로의 말을 잇지 못한다.
부인 박씨에 따르면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새엄마와 함께 살던 이씨는 13세에 집에서 쫓겨났다. 죽은 어머니 산소 옆에서 잠을 자곤한 이씨는 먹고살기 위해 중학교를 중퇴, 설렁탕 집에서 잡일을 하면서 주방 일을 배웠으며, 가족 부양을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 괌 등 해외에서의 주방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93년도 뉴욕에 홀로 온 이씨는 맨하탄 한인 식당에서 일을 하며 영주권을 취득해 94년도 8월 온 가족을 데리고 왔다.
"저의 아빠는 아침 10시30분에 일 나가서 새벽 1시, 금요일은 2시가 돼야 들어오셨어요. 주7일 쉬지도 않고 일 했어요" 막내딸 성신양도 고생만 하던 아빠의 죽음이 억울하기만 하다.
이씨는 6년간 꾸준히 모은 돈으로 1년 전에는 브롱스에 ‘사랑방’이라는 식당을 차렸지만 경험이 없어 사업에 실패하여 빚에 시달렸다. 그러나 또 다시 열심히 일해 최근에는 빚을 갚아가며 생활이 안정돼 가고 있었다.
교회, 직장, 이웃 등 이씨를 아는 사람들은 "술, 담배 안 하는 사람", "퇴근하면 바로 집에 가는 사람", "절실한 기독교 신자", "사교성은 없지만 절대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사람", "모든 것이 정확한 사람" 등으로 그를 말한다.
이씨는 롱아일랜드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큰딸 보영(22세)양이 내달 공연을 갖는다며 온 가족이 외식을 하기로 약속하고 어린아이처럼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또 내년에는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며 부풀어 있었다고 한다. 하나, 둘씩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가고 있던 이씨의 꿈은 지난달 새벽 괴한이 휘두른 벽돌 한 장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맨손으로 미국에와 가족을 초청하고 큰딸과 둘째(은영 P 21세)딸을 대학에, 큰아들(성수 P 19세)과 막내딸을 고등학교에 보내며 부인과 함께 없는 데로 따뜻한 가정을 이끌어가던 이씨가 갑자기 떠나버린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남은 가족은 앞날이 캄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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