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
▶ 아들 질병으로 중단 동네사람들이 전통이어
약 30년간 시에라 마드레시의 핼로윈 데이를 갖가지 모습의 펌킨 호롱으로 환하고 즐겁게 만들었던 한 부자가 아들의 질병 발생으로 올해의 펌킨 조각 작업을 중단하자 지역주민 전체가 대신 그 일을 떠맡고 나섰다.
주민들이 각자 집에서 조각한 호박에 불을 밝혀 핼로윈 데이 밤 8시에 이들 부자의 집 앞에 일제히 갖다 놓기로 한 것이다. 수백여 호박등에는 오랫동안 ‘핼로윈 산타클로스’로 동네에 기쁨을 선사했던 부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병중의 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시에라 마드레의 터줏대감격인 버드 스위처와 그의 아들 케빈 스위처(38, 몬로비아 거주). 이들은 매년 9월 중순만 되면 트럭과 트레일러를 동원하여 벤추라에서부터 인근 호박밭까지를 섭렵했다.
그렇게 사들인 수백종류의 펌킨은 이들 부자의 수일간의 밤샘 작업을 거쳐 다양한 모양의 호박 조각품(잭오 랜턴)으로 변하며 집앞 거리에 전시됐다. 호박 속에 넣어놓은 촛불은 밤이 내리면 이 도시를 온통 오렌지빛으로 물들였다. 지난해에는 재료비만도 3,000달러가 넘는 돈을 들여 350여개의 펌킨 호롱을 만들어 밝혔다.
72년부터 해마다 규모도 커지고 다양해진 이들의 호박잔치는 그래서 이 동네의 전통행사가 됐을 뿐 아니라 남가주 전역에 볼거리로 유명해졌다. 최근 수년간은 버스를 대절해서 먼 도시에서까지 몰려드는 구경꾼들로 조용한 소도시 시에라 마드레의 핼로윈은 흥청댔다.
그런 잔치가 이번에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5월 케빈이 기억력 상실과 근육약화, 두통 및 극심한 피로감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라임병’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케빈은 자신의 병과 싸울뿐 아니라 생후 1개월된 딸 소피와 아들 제이콥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한달 이상 걸리는 펌킨 조각을 포기했다. 그러자 아버지 버드는 "이 일은 팀웍으로 해온 것이라서 아들 없이는 못할 것 같다"며 이웃에 말했고 그 소식은 지역 뉴스에 의해 동네에 퍼졌다.
지역 주민들은 "그들 부자가 해온 시에라 마드레의 전통 행사를 이번에는 우리가 맡을 차례"라며 "특히 병중에 있는 케빈과 그 가족을 위해 더욱 더 멋지고 화려한 펌킨 호롱들을 만들어 전시하겠다"고 각자 집에서 호박조각을 만들고 있다.
이 소식에 접한 케빈 부자는 "빨리 병에서 나아서 주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며 기뻐하고 있다. 또 손자이자 아들인 제이콥도 이 작업에 동참시켜 대를 잇게 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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