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집권계급의 안락함을 보장하고 북한 주민이 아사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한미일 세 나라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수밖에 없다.

94년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맺은 핵개발 동결 협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 때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2개의 핵발전소 설립과 발전용 석유공급을 요구했다. 문제는 북한이 진짜 핵개발을 포기했는지 알 길이 없다는 점이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현 상황에서 더 이상 돈 대주는 것을 거부했고 북한은 미국이 약속을 어겼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김정일의 제안은 미사일 개발 포기를 대가로 30억달러를 달라는 것이다. 작년 여름 미사일을 수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매년 13억달러씩 달라던 것에 비하면 양보한 셈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그가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게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시 미국이 도움을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만은 북한이 진심으로 변화를 원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과거를 뉘우쳤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클린턴은 김정일을 겉으로는 번지르르 하지만 배신을 밥먹듯 하는 아라파트와 비슷한 인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