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은 사상 유례없는 재검표 사태와 소송 등의 대립구도로 치닫고 있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대해 자칫 국론양분의 양상을 보일지 모른다고 우려하면서도 대선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LA 한인타운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는 조셉 민(26·LA)씨는 "매일 인터넷을 통해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정책의 연속성과 국론 안정을 위해 조속히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운타운 노인아파트에 사는 임달순(71·LA) 할머니는 "요즘 노인들끼리 모여 재검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놓고 얘기를 한다"고 말했으며 소매업을 하는 이혜진(40·풀러튼)씨는 "과거 한국 정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대북 구호사업을 벌여온 단체들은 혼미스런 현 정국이 최근 진행중인 북미대화 무드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하는 표정이다.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강신권 집행위원장은 "선거 결과를 둘러싼 갈등구도가 장기화되면 경제교류, 이산가족 상봉, 연락사무소 설치등 북미간 화해 열기가 식어버릴지 모른다"며 "어느 당이 집권하던지 간에 조속히 사태가 매듭지어져 북미 대화 무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UCLA 사회학과 신기욱 교수는 그러나 "설사 논란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권자 입장에서는 민주주의의 힘에 따라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관망할 필요가 있다"며 "한인사회 전체가 주류 정치와 대선 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민족학교 심인보 이사도 "플로리다 재검표 사태를 보면서 ‘한표 한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다"며 "특히 미국 선거제도에 무지했던 한인노인들과 초기 이민자들에게는 미 정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산 교육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이사는 "이번 선거는 일부 유권자들이 등록 명부에서 누락되고 한달 전에 배달돼야 하는 샘플 선거용지가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도착하는 등 한인사회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됐었다"며 "선거제도의 보완과 개선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전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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