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호황을 타고 7년간 쾌속질주해 오던 세계 자동차업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미국발 세계자동차판매 둔화경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는 일제히 11월 미 시장 신차판매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GM이 전년동기비 8.4% 줄고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각각 7.2% 및 5.5% 줄었다.

그래도 올 한해 미 자동차판매는 1,700만대로 사상 최대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상반기때 추산했던 수치(1,800만대)보다 100만대 줄어든 것이다.

지난 7년간 연평균 1,500만대를 웃돌았던 신차판매는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내년에는 6% 줄어든 1,600만대에 그칠 전망(미자동차딜러협회)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풀가동(가동률 85%이상)되던 미 자동차공장들은 하나 둘 감산에 들어갔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공장 일시폐쇄를 통한 생산량 감축에 돌입했다. GM도 공장폐쇄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재고가 적정수준을 넘었다고 시인했다.

세계자동차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미 시장의 판매둔화는 곧 전세계 자동차업계의 실적악화를 의미한다. 현재 자동차업계가 안고있는 문제점은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생산과잉. 특히 미 업체들은 판매촉진을 위해 인센티브를 남발했다. 딜러들에게 주는 리베이트나 고객에게 일정금액을 되돌려주는 환불제도도 정도를 지나쳤다. 크라이슬러가 지난 10월 각종 인센티브에 지출한 돈은 자동차 1대당 평균 2,000달러를 넘었다. 미니밴의 경우 1대당 인센티브가 무려 4,000달러를 넘기도 했다. 지난 3·4분기 적자 5억1,200만달러중 상당액이 무리한 인센티브 탓이었다.

공급과잉도 골치거리다. 미 컨설팅업체인 PwC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경트럭및 승용차 판매는 5,500만대에 그치는 반면 생산능력은 7,5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미니밴 등 마진이 괜찮았던 틈새시장에까지 경쟁격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현상이 번지고 있다. 이때문에 세계 자동차업계에 생사를 가르는 구조조정 열풍이 또 한번 몰아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