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시각
▶ (툰쿠 바라다라잔, 월스트릿저널 기고)
찰스 웰스 플로리다 주 대법원장은 7명의 판사중 유일하게 주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웰스는 ‘더 이상 법원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미국과 주 전체를 유례없고 불필요한 헌정위기로 몰아 갈 것’이라며 주 전역에 걸쳐 수검표를 재개하라는 대법원 다수 의견에 반대표를 던졌다.
일부에서는 연방 대법원이 개입하면 이 위기는 끝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관찰이다. 연방 대법원이 진흙탕에 끌려 들어가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개표를 둘러싼 분쟁으로 상처를 입은 기관이 셋 있다. 하나는 선거직 공무원이다. 앞으로는 선거에서 진 사람은 선뜻 패배를 인정하기보다는 법원으로 이 문제를 끌어 들여 갈 데까지 가보려 할 것이다. 둘째는 대통령직이다. 클린턴 때문에 권위가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 정통성마저 의심받은 것은 아니었다. 클린턴의 경우는 대통령 개인의 명예가 실추됐으나 이제는 대통령직 자체가 상처를 입게 됐다. 세 번째는 대법원이다. 고어가 소송을 물고늘어지는 바람에 대법원까지 이 문제에 말려들게 됐고 대법원의 분열상을 천하에 공개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내가 보기에 고어의 가장 큰 잘못은 대법원의 권위가 실추될 위기에 놓였는데도 아무런 주저함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리버럴 언론들은 연방 대법원의 개입에 대해서는 개탄하면서도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분열된 판결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고어가 끝까지 당파적 이익을 위해 고집을 버리지 않는다면 연방 대법원이 상처를 입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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