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은 부시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그러나 플로리다 주 재검표를 중단시킴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공정한 선거의 전통에 상당한 상처를 입혔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미 국민들은 시간이 흐르면 법치주의와 미국 정부기관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국민과 정치인 모두는 이번 결정에 동의하건 하지 않건 판결과 차기 대통령의 적법성을 존중해야 한다. 우선 부시와 고어는 미 국민의 화합에 앞장설 중요한 책무를 지고 있다. 부시는 승자로서의 아량을 보여줘야 하고 고어는 국가의 이익을 자신의 비통한 심정보다 중시 해야 한다.
지난 5주간 미국 정치사상 전혀 예상치 못했던 돌발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선거는 플로리다 주 수검표를 했으면 결과가 다르게 나올수도 있었는데 보수적인 법원이 보수파 정치인의 손을 들어준 사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연방 대법원은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결정이 연방 헌법이 정한 평등권과 적법절차에 위배되며 주 법이 일정한 기준에 의한 수검표를 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며 주 법원 판결을 뒤집었다.
이번 결정은 또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권한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를 놓고 주정부 편을 들던 연방 대법원이 연방 정부 편을 든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검표 과정에서 벌어진 민주당과 공화당의 치열한 싸움으로 새 의회와 대통령의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올지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사태가 올지 여부는 대법원의 판결 덕으로 대통령이 된 부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부시가 제일 먼저 할 일은 고어에게 30만표나 더 표를 준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의 행적으로 보면 지금 같이 양분된 양당간의 화해를 이룰 능력을 갖췄다고 믿을만한 근거는 없다.
1960년 케네디 대통령이 자기가 아슬아슬 하게 이겼다는 사실을 적은 종이를 가지고 다녔던 것처럼 부시는 이번 선거 결과가 특수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고어는 전국적으로는 물론 플로리다에서도 더 표를 많이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 부시가 상대방에게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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