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러퍼트 머독이 당시 연방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에게 자서전 출판과 관련, 450만달러를 선불하겠다고 제의하자 하원의 민주당 의원들이 벌떼 같이 들고 일어섰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지닌 공직자중 하나인 하원의장이 그런 제의를 수락한다는 것은 권력의 오만에 다름 아니다’라는 게 민주당측 비난의 요지였다. 이 비난에는 백악관도 껴들었다. 고위 공직자가 선금조로 그같은 거액을 받는다는 것은 한 마디로 중차대한 문제라는 게 백악관의 지적이었다.
힐러리 클린턴이 자서전 출판과 관련해 800만달러의 거래를 타결 지었다. 이 거래는 불법이 아니다. 외관상 연방상원의 규율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거래를 구조적으로 짜 맞추어 허용한 것은 공직자로서의 커리어를 이제 시작하려는 힐러리에게 잘못된 방법이다. 책을 저술하는 게 문제라는 게 아니다. 그녀의 자서전은 분명 귀중한 사회적 기여가 될 것이다. 미국 정치의 한가운데 있던 힐러리였기에 그만큼 할 이야기도 많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 자서전이 베스트 셀러가 돼 상당한 돈을 벌여들여 문제가 된다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힐러리가 그처럼 거액을 선금으로 받아들인 데 있는 것이다. 자서전 출판 계약사인 사이먼 & 셔스터사는 힐러리의 자서전이 얼마나 팔릴지에 관계없이 출판권 경매입찰식 거래를 통해 800만달러를 보장했다. 이 출판사는 CBS, MTV, 파라마운트 영화사 등을 거느린 바이어컴사의 자회사다. 이같은 미디어 업계의 거대 회사로부터 거액의 선금을 받을 경우 이해상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점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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