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의 대통령 당선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낙태금지, 미사일 방어시스템 확산, 북극 야생동물 보호지역 내 석유시추 허용 등 진보세력이 우려하는 사태를 부시가 실천할 확률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원들이여 기뻐하라. 부시의 임기 4년은 즐겁고 기회가 넘치는 기간이 될 것이다. 공화당은 백악관 탈환을 졸속히 서두른 나머지 가장 중요한 문제점을 간과했다. 바로 부시의 머리다.
제대로 자질을 갖춘 사람도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힘들다. 하물며 부시는… 로널드 레이건도 성공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겠다. 그러나 돌머리라고 다같은 것은 아니다. 레이건은 머리가 비기는 했지만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만은 심사숙고할 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의회와 국민을 설득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타협도 할 줄 알았고 때로 공갈도 칠 줄 알았다. 카드놀이 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부시에게 레이건식 카드게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의 능글맞은 얼굴로 레이건처럼 대중적 인기를 얻기도 불가능하다. 민주당의 협조를 구해 초당적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민주당 지도자들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말려들 리가 없지 않은가. 벌써 탐 딜레이 연방하원 민주당 원내총무가 그같은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다. 대통령이 국왕이 아닌 만큼 부시가 백악관 입성을 했다고 하여 하고 싶은 일을 맘대로 할 수는 없다.
부시의 대통령 당선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사람이다. 대통령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의회, 미디어, 월스트릿, 대중 등 설득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다. 레이건처럼 배짱이나 카리스마도 없는 부시가 설득을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는 체니나 파월, 라이스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국가를 이끌어 가는 것은 대통령 자신이니까.
부시는 결국 대통령직 수행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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