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RB)가 기습적으로 연방금리를 대폭 인하했다. FRB가 월례 정기 모임이 아니라 전화로 이사진을 소집해 전격 금리를 내린 것은 98년 러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인하 폭을 통상적 수준인 0.25가 아니라 0.5% 포인트로 정한 것도 앨런 그린스팬 의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FRB의 과감한 결정이 지난 두 달간 터져 나온 나쁜 경제 뉴스와 주가 폭락등으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잔뜩 위축돼 있어 이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본격적인 불경기가 찾아올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인하시기를 월초로 잡은 것도 투자가들의 허를 찌르는 ‘깜짝쇼’를 통해 심리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경기는 사회 어떤 분야보다 사람들의 심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기가 나쁠 것이란 뉴스가 쏟아지면 사려던 물건도 구매를 중단하게 되고 그러면 물건 만드는 사람도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그러다 보면 실업자가 늘어나 물건 사는 사람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FRB의 이번 조치는 이같은 소비자 심리 위축을 막자는 게 포인트다. FRB의 이번 금리 인하로 기업과 소비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그동안 과중한 부채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이런 직접적 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 안도감이다. FRB는 이번 결정을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필요할 경우 재할인율을 추가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드는 것을 수수방관하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시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수개월간 LA 한인타운도 다운타운 의류상가의 경기 침체와 한국 경제의 악화, 미국 경기 성장 둔화 등으로 불안 심리가 팽배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연말 대목도 지난 수년 동안과 비교해 보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게 점포주인들 얘기다. ‘월 스트릿은 FRB가 부는 피리소리에 따라 춤춘다’는 격언이 있다. 과연 이번에도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나스닥이 사상최고 폭으로 폭등하고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반등하는등 FRB의 위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FRB가 올바른 통화와 금리정책으로 미국 경제를 안착으로 유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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