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신체는 40대에 접어들면 여러 가지 변화를 겪는다. 여성의 경우 빠르면 45세부터 폐경기가 시작된다.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지고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며 자기도 모르는 새 기분이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
이런 변화가 여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의 경우에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계속 나오고 있다. 남성도 4~50대에 들어서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어들면서 갖가지 신체변화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성욕이 감퇴되며 ▲가벼운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것 등이 모두 이 때문이다.
대부분은 이 고비를 잘 넘기고 중년 이후의 새로운 삶에 적응하지만 이 때 사업에 실패한다거나 가정 불화가 있다거나 하면 시간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될 정신질환 증세가 고질화 돼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
휴스턴에서 50대 한인 남성이 한인 의류 도매업소 업주와 가족, 그리고 자신의 부인 등 4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는 끔찍한 대형 살인극이 발생했다. 박기영(54)씨가 자신이 전에 일하던 가게 주인과 바람을 피운다는 이유로 자신의 부인을 먼저 죽인 후 업주 장정웅(60)씨와 장씨의 부인 장현숙(58)씨, 막내딸 캐리 장양(23) 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99년 8월 LA 한인타운에서 백무본씨가 아내와 아내의 일가친척 3명을 죽이고 자살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한인 관련 사건인 것 같다.
이번 사건은 겉으로 보면 의처증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업과 가정생활에서 모두 실패하고 도박장을 전전하던 한 정신질환자의 발작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진짜 의처증 때문이라면 자신과 같은 피해자인 장씨의 부인과 딸까지 죽일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일이 모두 뜻 같지 않고 아내 마저 자신을 우습게 아는 것 같자 순간적으로 정신이 돈 것이다. 백무본씨 사건도 백씨가 평소 의처증이 있었으며 처가 식구들이 자신을 별 볼 일 없는 사람인 것처럼 여긴데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여성도 갱년기를 잘 극복해야겠지만 이 때야말로 남성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업이 잘 안 풀려 고민하는 남편의 심기를 긁지 말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민 와 사는 한인 남성은 한국적 가장으로서의 권위도 인정받지 못하고 고민이 있어도 믿고 털어놓을 상대도 별로 없어 혼자서 끙끙 고민을 하다 갑자기 폭발하는 경향이 있다”며 “뚜렷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는 40대 후반부터 50대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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