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제조업을 하는 B씨는 얼마전 해고한 한인 직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분 문제상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인상도 좋고 민첩해 보여 채용했는데 무단 결근이나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아 석달 만에 해고했다. 그런데 앙심을 품은 이 직원이 당초 자신의 사정을 봐줘서 캐시로 월급을 지급했던 사실을 관계 당국에 고발하겠다며 돈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가 A씨는 사람을 잘 쓰는 것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그에게 인사관리의 비결을 물은 적이 있다. 사람을 뽑을 때 그 사람을 해고할 경우를 미리 염두에 두고 뽑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람이란 물건이나 비품과 달라 돈을 주고도 당장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불필요해도 내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뽑을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예로부터 사람은 쓰는 것도 어렵지만 내보내는 것은 더 어렵다고 했다. 총기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에서 얼굴을 붉히고 사람을 내보냈다가는 해고당한 종업원이 언제 다시 찾아와 무슨 불상사를 저지를지 모를 일이다. 며칠 전에도 시카고에서 해고당한 종업원이 옛 직장을 찾아가 총기를 난사하는 바람에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인타운에서도 몇 년전 해고 당한 헬스스파 종업원이 주인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불경기가 닥치면서 미대기업들 가운데 대규모 감원을 한 곳이 많다. 당장 영업수지가 어려워서라기보다는 다가올 폭풍우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는 구조조정인 셈이다. 인정을 중시하는 한인업체에서야 사전 구조조정은 별로 없지만 B씨처럼 종업원을 해고해야 하는 일은 종종 생긴다.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대량 감원이든 B씨의 경우와 같이 종업원 한 명을 해고하는 일이든 사람을 내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해고를 시키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 모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갑자기 해고통보를 받는 사람은 배우자로부터 이혼을 당하거나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비슷한 강도의 충격을 느끼게 된다는 조사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그래서 해고 결정은 객관적으로 정해 놓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해고 당사자뿐 아니라 다른 종업원들도 납득할 수 있도록 해고 사유가 설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소 미운 놈이라고 잘라내고 나이 많다고 내보내는 식이어서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또 해고 통보는 가능한 한 우아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고 대상자를 불러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해고 결정에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해주고 따뜻한 위로를 곁들여 내보내는 것이 당사자가 받는 충격을 다소나마 덜어주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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