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년전 DNA 이중나선구조 밝힌 제임스 왓슨
지구상 모든 생명의 비밀을 찾아냈을 때 제임스 듀이 왓슨(72)은 젊었다. 당시 겨우 25세로 영국에서 손윗 동료와 함께 한 그 발견은 1953년에 과학 전문지에 실려 전세계적으로 분자생물학에 대한 이해를 촉발시켰으며 결국 그 공로로 노벨상도 탔다.
이제 인생의 황혼길에 선 왓슨이 12일 아침 워싱턴에서 자기가 48년전 시작한 연구의 최신 결과를 학계의 후배들로부터 넘겨받았다. 인간 유전정보를 사상 최초로 해독한 내용을 게재한, 오는 15일자로 발간될 과학지 ‘네이처’가 그것이고 바로 다음날은 매릴랜드주 록빌에 있는 셀레라 지나믹스사가 제출한, 비슷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실은 과학지 ‘사이언스’가 나올
예정이다.
이 두 잡지에 실릴 내용은 이미 지난 주말에 공개됐으며 12일 아침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상세히 설명됐는데 왓슨은 이 기자회장에 참석한 청중 가운데서 호명되어 연구자들이 서명한 잡지를 증정받았다. 동료인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1953년 4월 25일자 ‘네이처’지에 유전정보를 보관되어 있는 미분자인 디옥시리보핵산, 즉 DNA의 구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그로서는 감회가 깊은 순간이었다.
"기가 막힌 날"이라면서도 앞으로 인간 지놈을 완벽히 이해하고 수많은 유전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으므로 학자들은 쉴 틈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왓슨은 아직도 뉴욕주 롱아일런드의 콜드 스프링 하버에 있는 연구소장으로 재직중인 현직. "사람마다 이 지식을 다르게 이용하기를 바라거든요. 당뇨 환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그것에 관해 알고 싶고 정신병력이 있는 가계라면 그걸 먼저 파악하고 싶겠죠"새로운 연구 결과 나타난 주요 사실중 하나는 인간은 학자들이 바로 2~3년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숫자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
아직도 유전자 색출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재 추산으로는 인간의 유전자는 한 3만개 정도로 초파리나 선충류의 2배정도 밖에 안된다. 이날 아침 참석한 과학자들은 그래서 자신들의 일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작은 숫자의 유전자로부터 어떻게 그렇게 복잡한 인체가 생겨날 수 있었는지를 캐내야하기 때문이다.
이날의 기자회견은 인간 지놈을 완전히 이해하려는 오랜 노력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 일이 공식적인 국제 프로젝트가 된지는 10년이 조금 넘었지만 사실은 왓슨과 크릭의 논문이 발표된 1953년에 착수된 사업이기 때문이다.당시 사람들은 이 논문의 중요성은 금방 인식하지 못했고 왓슨과 크릭 본인들도 그들의 발견이 사소한 일 같은 인상을 풍기도록 글을 썼었다.
이들이 첫 번째 논문에서 "디옥시리보핵산은 생물학적으로 상당히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쓴 발견의 핵심은 DNA가 세포 안에 나선형 계단처럼 배열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유명한 DNA의
’이중나선구조(double helix)’에는 계단의 양쪽 끝에 해당하는 부분에 동일한 유전정보들이 배열되어 있으므로 분리되면 각각 새로운 이중나선구조를 형성할 본이 되어 그렇게 생겨난 두 개의 세포에는 각각 완전한 DNA가 상속된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바로 그런 세포분열의 결과 만들어지는 것이다.1953년 논문이 나올 때만 해도 유전정보의 실제 배열을 밝혀볼 방법은 없었는데 그동안 테크놀로지가 발달해 이제 인류 유전정보의 완전한 배열순서를 포함한 지도가 대충이나마 그려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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