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에 있는 가요데트 대학의 콕스웰 홀은 벽돌과 시멘트로 지어진 평범한 건물로 여느 기숙사와 구별될 별다른 특징이 없다.
한 가지 다른 점은 피살된 1학년생 에릭 플렁킷의 범인체포를 위한 현상금 1만달러의 흑백 포스터가 아직도 벽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19세의 신입생이었던 플렁킷은 작년 9월 자신의 기숙사방에서 둔기에 맞아 피살된 시체로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3일 새벽.
기숙사의 화재경보기기 요란하게 울렸을 때 학생들은 플렁킷 피살사건의 충격에서 겨우 회복된 상태였다.
화재경보기 점검이 이뤄지고 있을 때 복도 이곳저곳에는 잠이 덜 깬 학생들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때 한 학생이 플렁킷이 쓰던 침실의 윗층 방문을 열었다. 이 학생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거의 실신했다 그 방에는 또 한 명의 1학년생이 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벤자민 바너는 칼에 찔려 죽었다.
이곳은 세계유일의 농아 및 청각장애자들을 위한 대학으로 경찰이 수사를 하는데 많은 애를 먹었다.
그러나 지난 13일 범인은 마침내 체포됐다.
놀라운 것은 범인이 외부인이 아니라 피해자와 동기인 다름아닌 이 학교의 1학년 학생이었다는 사실이다.
경찰은 괌출신의 이 대학 1학년생 조셉 메사(20)를 살해혐의로 입건했다. 당국은 범행동기를 일단 강도로 보고 있지만 자세한 것은 수사가 더 진행돼야 알 것같다.
최근들어 두 건의 살인사건이 캠퍼스에서 발생했지만 가요데트 대학의 학부모들은 학교의 안전대책을 탓하기를 주저했다.
왜냐하면 99년 전통의 이 대학은 주위에 담이 둘러있고 캠퍼스 출입문도 주야간 구별없이 항상 잠겨있으며 학교경찰이 수시로 자전거를 타고 순찰을 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콕스웰 홀 기숙사 건물도 특수한 열쇠가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문제는 외부침입자가 아니라 내부인의 소행이었다는데 있었다.
가요데트 대학의 이 살인사건은 텍사스 테크의 교직원 피살사건, 다트머스 대학교수 2명 피살사건이 잇달아 발생한지 불과 며칠 후에 일어났다. 또 거의 같은 시기에 샌프린시스코인근 데안자 대학에서는 ‘칼럼바인 스타일’의 살육을 계획하고 있던 중무장의 19세 청년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러면 가요데트 대학 살인사건을 포함해서 이처럼 캠퍼스 강력범죄가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당국은 아직 그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이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국은 학부모들에게 기숙사에 있는 자녀들의 안전문제에 갑자기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안심시키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이 일련의 사건을 갖고 ‘미국의 대학 캠퍼스 강력범죄가 증가추세에 있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범죄통계를 분석하는 ‘폭력연구 전국 컨소시엄’의 대표 알프레드 블룸스타인의 말이다.
실제로 최신 통계에 따르면 미국내 4년제 대학내의 살인사건 발생은 1998년의 17건에서 1999년에는 10건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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