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드넓은 초원을 이리저리 다니며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 말, 양등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한정된 울타리 안에서겠지만, 자유로운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바쁜 삶의 울타리를 벗어나고픈 내가 잠시 평안함을 갖게 되는 순간이 된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돌아오는 길엔, 두고 떠났던 문제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어 다시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그래도 엉킨 실타래를 푸는 여유가 생겨서 힘이 난다.
흔히 복잡한 삶의 문제들을 신앙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갖으려 신앙 공동체를 찾는다. 그렇다면 신앙 생활에서 ‘자유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함이 마땅한데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오히려 ‘부담’을 갖게 되었다면 혹 떼러 갔다가 혹 붙힌 격이 되었다는 말인가.
신앙과 생활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신앙이란 내가 믿고 따라야 할 삶의 규범이므로 생활 속에 신앙이 묻어 있어야 하고, 신앙 자체가 삶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 자칫 교회나 종교 집단을 통해서 신앙을 얻는(?)다는 식의 종교생활에 빠지다 보면 그야말로 ‘부담’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함께 있는 아흔 아홉 마리의 양 보다 길 잃은 한 마리를 찾아 나선 목자의 비유 주체는 무리를 떠난 양이 아니라 목자이다. 목자 없는 양은 언제나 길을 잃기 쉬운 법이요, 잃은 양을 내버려 둘 수 없는 것이 목자의 심정인 것이다. 양에게 그 책임을 물어서는 안될 것이다.
맛있는 풀을 찾아 다니는 양들에게 주인 의식이란 없다. 단지 더 좋은 꼴을 찾아 다닐 뿐이다. 꼴을 미끼로 ‘짐’을 얹어 주는 목자는 진정한 목자라 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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