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겐 나름대로 인생의 조언자가 있다. 부모님일 수도 있고 형제자매 혹은 친구·선배 등 다양하게 서로가 위로와 용기를 주고받으면서 살기 마련이다.
내게도 그런 인생의 조언자가 있었다.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뛰어든 연극세계에서 만났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한 여류 희곡작가이다.
사회 전반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것들을 여성의 눈으로 예리하게 작품으로 완성시킨 분, 항상 자기 일에 당당하고 뚜렷한 소신과 명분을 갖고 산 분, 늘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갖고 열심히 작품활동에 임했던 분, 가정을 사랑하며 아이들과 민중운동가의 아내의 자리에 흡족해 하며 소신 있게 살았던 분이었다.
내가 살면서 풀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분은 늘 족집게처럼 정립을 가르쳐 주었다. 늘 내게 용기와 격려 그리고 깊은 애정을 갖고 내가 가진 어려움을 함께 걱정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분이었다.
그렇게 내 삶에 깊이 관여하였던 그분이 46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6개월 전 폐결핵에 걸렸다더니 두달 후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네달을 더 살다 사랑하는 사람을 뒤로 한 채 급히도 먼길을 떠났다.
아주 중요한 그 무엇이 없어진 것같고 유한한 우리네 인생이 정해진 시간 안에서 내게 다가올 죽음을 모른 채 살아가야 하는 것에 무력함을 느꼈다. 작년은 내 개인사로 보면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이 든 한해였다. 배신, 사업의 부진, 아이들의 부양까지 어느 것 하나 편안한 것이 없었던 한해였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그분의 격려와 애정 어린 충고 덕에 죽음에서 간신히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젠 모든 걸 혼자 생각하고 판단해야 된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그분의 존재가 내게 얼마나 컸었나를 새삼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좋은 영향 아니면 나쁜 영향 중 하나는 끼칠 수 있다고 본다. 세상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다간 그분의 영혼 앞에 한가지 결심을 해본다.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끊임없이 용기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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