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첫 방송에서 일반인의 상식을 넘어서는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내용으로 거센 비난을 샀던 SBS의 주말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 「쇼!무한탈출」(매주 토요일 오후 6시)이 이번에는 일본의 한 오락프로그램을 베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4일 두번째 방송이 나간 후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프로그램의 ‘무명탈출,학교위문단’ 코너가 일본 TBS의 「학교에 가자」를 모방했다는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코너는 지난 주 방송에서 외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성형수술을 시켜주는’페이스오프’와 가수 god가 301가지나 되는 중국요리를 먹으며 ‘음식고문’을 당한 ‘스타, 호언장담’에 대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침에 따라, 이를 폐지하고 급조한것.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연예인 지망생들을 고등학교로 데리고 가 공연을 펼치게한 뒤, 방청하는 학생들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무대의 문이 닫히면서 퇴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청자들은 그러나 이 코너가 일본 TBS의「학교에 가자」의 ‘엉뚱한 뮤지션들’이라는 코너와 포맷과 세트, 심지어는 출연자들의 공연내용까지도 모두 흡사하다며 표절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학교에 가자」에서는 인기가수들이 공연자로 나섰다는 차이가 있을 뿐, 고등학교를 찾아가 학업에 지친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공연을 펼치는 것이나, 관람하던 학생들이 출연자의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튼을 눌러 출연자를 퇴장하게하는 형식이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
게다가 출연자들이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와 제스처까지도 유사한 부분이 많아,"제작진이 녹화에 들어가기 전에 출연자들을 모아놓고 함께「학교에 가자」를 모니터하며, 각자 모방할 대상을 정해준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의 의견도 올라오고 있다.
특히 기타를 들고 나와서 ‘~수’로 끝나는 단어로만 노래를 만들어 불렀던 한 출연자는 "「학교에 가자」에서 ‘OK 베이비’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 같았다"는 지적.
이에 대해 제작진은 표절이 이뤄졌음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있다.
남형석PD는 "’스타, 호언장담’과 ‘페이스 오프’를 갑작스럽게 폐지하게됨에 따라 일주일만에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일본 TBS의「학교에가자」로부터 세트와 포맷을 그대로 따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PD는 또 "하지만 출연자들의 공연내용이「학교에 가자」와 비슷한 것은 제작진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며 "아마도 출연자들이 제작진이 「학교에 가자」를 참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들끼리 그 테이프를 구해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코너가 한꺼번에 폐지됨에 따라 임시로 만들어졌다는 이 코너는 이번 주 방송이 마지막이 될 예정이며, 제작진은 새로운 두 개의 코너를 마련하고 있는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갑작스럽게 코너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은 것은 시청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올라와있으며, ‘극적남녀’와 ‘차태현 국민가수 만들기’에 대해서도 여전히 비난의 글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
상식을 초월하는 선정적 소재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은 뒤, 임시방편으로 일본프로그램을 우리말로 번역한 듯한 코너를 편성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제작진에게는 이제 ‘프로그램 폐지’도 염두에 둔 과단성있는 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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