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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에 사회 비판까지 ‘인기’
MBC TV <아줌마>가 의미있는 성공을 거두고 지난 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해 9월 18일 시작돼 6개월간의 긴 항해를 한 <아줌마>는 이 시대 평범한 아줌마들의 어깨를 펴게 만든 드라마였다.
대학교수로 대표되는 지식인들의 허위의식을 신랄한 대사로 비꼬고, 학벌과 집안이 변변찮은 며느리를 하녀부리듯 하는 시집 식구들의 멸시를 꼬집어냈다. 더 나아가 아무런 능력도 없어보였던 아줌마를 건강한 생활인으로 정립시켜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속시원하게 만들었다.
<아줌마>는 방영 초기 KBS 2TV <가을동화>에 눌려 고전했으나 본격적인 극의 갈등이 전개되면서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청률 30%를 넘어 재미를 주는 드라마는 많았지만 재미와 함께 우리 사회를 일깨워보게 한 드라마는 많지 않았다.
아줌마 오삼숙에 대한 열렬한 반응은 달라진 남편을 용서하고, 시집식구들에 당당해져 다시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원래의 시놉시스를 바꾸게 했다. ‘오삼숙을 이혼시켜라’라는 시청자들의 거센 요구에 오삼숙-장진구 부부는 이혼했고, 경제력을 갖고 양육권마저도 획득하는 아줌마의 저력을 보여줬다.
또 대학교수이자 이혼에 결정적인 계기를 준 한지원과 오삼숙이 친구가 되는 모습을 통해 학벌과 사회적 인식에 상관없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과 여성이 융화될 수 있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정성주 작가는 장진구와 오일권을 통해 학문탐구나 건전한 비판보다는 자신의 사회적 명성과 부를 쌓는 데 더 혈안이 돼있는 지식인들의 이중적인 가면을 벗겨냈다.
여러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는 <아줌마>의 제작진을 불러놓고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드라마 <아줌마>는 끝났지만, 그 드라마로 인해 우리 사회가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볼 수 있는 움직임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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