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터시 전쟁’이 시외곽의 중산층 지역을 중심으로 맹렬히 확산되고 있다.
1980년대 도심지역을 황폐화시켰던 ‘코케인 전쟁’을 방불케 하는 기세다. ‘파티 마약’으로 알려진 엑스터시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에 눈길을 주는 범죄조직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폭력의 수위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개당 제조원가가 1달러 미만인 엑스터시는 레이브 파티 참석자들 사이에서 30달러 가량에 거래된다. 대학생이나 10대 고교생들이 대부분인 소비자들은 엑스터시를 ‘평화, 사랑, 통일과 존경’의 영문 머리글자를 합성한 PLUR이라고 부른다. 약효가 돌기 시작하면 힘이 솟고 온몸이 따듯해지면서 평화로운 느낌이 밀려온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러나 밀매조직들의 이권다툼은 전혀 PLUR 하지 않다.
이들은 엑스터시의 운반책으로 10대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을 주로 활용한다. 별 의심을 받지 않고 거래대상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버지니아주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한 조용한 주택가에서 대학생인 대니 페트롤(21)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윌리엄은 엑스터시 공급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부모들의 도움을 얻어 새로 구입한 3층짜리 타운하우스에서는 10만달러의 현금과 20만달러 상당인 60파운드의 마리화나, 시가 10만달러가 넘는 4,000알의 엑스터시가 쏟아져 나왔다. 페트롤이 몰고 다니던 혼다 승용차에서도 1만8,000달러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
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웬 머튼 바버 4세는 같은 동네에 사는 고교생. 경찰은 오웬이 페트롤이 속한 엑스터시 밀매조직과 경쟁관계에 있는 갱단의 공급책인 것으로 믿고 있다.
코케인과 달리 엑스터시의 시장이 중산층 지역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마약 전선이 이동하면서 이제까지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도심외곽 주택가에서도 종종 드라이브-바이 슈팅이 발생하곤 한다. "평화의 약"이라는 엑스터시가 기존의 ‘안전지대’를 ‘폭력지대’로 바꿔 놓은 셈이다.
치안당국은 조무래기 갱조직들에 이어 국내의 마약밀매조직들과 러시아 및 이스라엘 범죄조직들이 ‘엑스터시 사업’에 뛰어들었고 콜롬비아와 도미니카 밀매단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폭력을 동반한 시장쟁탈전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마이애미 경찰국 엘라디오 파에즈 형사의 말대로 "이권이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폭력의 수위가 올라가는 것이 이 바닥의 법칙"이다.
엑스터시의 중독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상습 복용자는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 복용량을 늘려야 한다. 북유럽에서 주로 밀조되는 이 약은 수면과 성기능, 기억력, 식욕과 기분을 통제하는 뇌 부위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방세관은 지난 한해동안 1,100만정의 엑스터시를 압수했으나 이 정도는 미국내 밀반입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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