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우 초빙·태평의 남동풍등 스토리·인물 닮은 꼴
후삼국 시대 세 영웅들의 이야기 <태조 왕건>은 여러모로 동양 3대 고전의 하나인 <삼국지>를 연상시킨다. 통일 국가를 향한 패권 다툼도 그렇거니와 와중에 명멸하는 수많은 호걸들의 이야기도 닮은 꼴이다.
게다가 견훤이 책사 최승우를 초빙할 때의 상황은 마치 삼고초려를 떠올리게 하고 태평이 나주전투에서 남동풍을 부르는 모습은 제갈량의 적벽대전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5월 들어 시청률 50%대로 올라선 KBS 1TV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극본 이환경 연출 김종선)은 오는 20일 전반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궁예의 죽음을 다룬다.
’국민드라마’ 는 별칭이 무색치 않을 만큼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태조 왕건>의 영웅들을 삼국지의 호걸들과 비교해 보는 것도 새롭게 시작되는 극의 재미를 더할 것 같다.
▣ 과연 유사한가최승우 초빙과 태평의 남동풍은 이견이 없을 정도로 <삼국지>와 유사하다.
특히 제갈량의 삼고초려에 비유되는 최승우 초빙은 한사코 출사를 마다하는 제갈량을 보고 저런 놈은 당장 쳐죽여야 한다고 성을 낸 장비에 추허조를 대입시키면 똑같다. 또 견훤이 동생 수달의 복수에 나서는 것은 유비가 관우, 장비의 원수를 갚는 것과 비슷하다.
▣ 작가와 연출자의 생각은
<삼국지>를 7번씩이나 독파했다는 작가 이환경은 "알게 모르게 영향 받았을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인물묘사는 작가 고유의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책임 프로듀서 안영동 주간은 "그 같은 비교는 드라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굳이 비교한다면 몇몇 인물들은 연결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을 전제로 비교를 시도한 안영동 주간은 왕건은 ‘유비’, 견훤은 ‘손권’ 과 비슷한 이미지를 풍기는 것 같다고. 덧붙여 일본 인물과 비교한다면 왕건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궁예는 ‘오다 노부나가’와 닮았다고.
▣ 누가누가 닮았나현재 시청자 게시판에는 나름대로의 이유로 <태조 왕건>과 <삼국지> 의 인물 짝짓기가 한창이다. 왕건이 유비고 견훤이 조조라는 듯 의견이 분분하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는 짝은 ‘박술희(김학철 분)-장비’조. 단순하고 인정 많은 호걸 박술희는 생김새에서부터 장비를 연상시킨다. 특히 무모할 정도의 용기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매력.
’능산(김형일 분)-관우’ 도 갈채를 받는 짝. 팔공산 전투에서 왕건을 대신해서 죽을 만큼 ‘충성밖에 아는 것이 없다’할 정도의 충신 능산은 고려 건국 1등 공신. 호방한 가운데 신중한 성격이 시청자들에게 관우를 연상시키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 왕건은 대세는 ‘유비’지만 ‘손권, 사마의’ 등 소수의견도 많다. 유비라는 견해는 왕건 본인의 캐릭터라기 보다는 박술희가 장비고 능산이 관우라는 점에서 추론되는 듯싶다.
손권이라는 의견은 개국 여건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 사마의라는 비교도 인물의 크기 등에서 호응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드라마 전반부를 이끌어 온 궁예도 ‘조조’ 라는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동탁’으로 보는 시청자들도 있다. 그러나 조조는 ‘꾀돌이’ 이라는 별칭만큼 지략이 뛰어난 반면 궁예는 카리스마가 강한 권력자로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게 작가와 제작자의 생각.
동탁은 괴팍하고 난폭한 성격으로 비교되고 있으나 한 국가를 경영한 궁예와는 인물의 크기에서 짝짓기가 곤란하다는 반론이 강하다.
견훤도 여러 인물과 연결짓지만 ‘손견’ 이 대세. 그러나 견훤이 궁예 이후 드라마의 중심에 서게 되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비교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책사로 등장하는 태평, 최승우, 최응이 ‘제갈량’ 한 자리를 놓고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건기자 kl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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