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 대중화 붐을 불러 일으킨 도올 김용옥(53)이 21일 돌연 KBS 1TV 「도올의 논어이야기」진행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해 또 한번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21일 돌연 KBS 1TV 「도올의 논어이야기」진행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도올 김용옥(53)은 세간의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으면서 끊임없이 논란의 불씨를 지펴왔다.
지난해 EBS TV의 노자(老子) 강의에 이어 그해 10월부터 KBS 1TV 「도올의 논어이야기」를 통해 공자(孔子) 사상을 강연해 오는 동안 청중을 사로잡는 특유의 달변과 독설로 전국의 안방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도올의 논어이야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작년말 기독교를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는가 하면 올초에는 서지문(53) 고려대 영문과 교수와 「노자를 웃긴 남자」의 `아줌마 논객’ 이경숙(41)씨의 직격탄을 맞아 `도올논쟁’의 한가운데에 서기도 했다.
당시 서 교수는 "소인이 군자를 강의한다"는 제목의 신문기고로 "도올의 논어해석은 공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포문을 열었고, 이씨는 도올의 TV강의를 "3류 개그맨쇼" "노련한 흥행사"라고 깎아내렸다.
뿐만 아니라 잡지 서적 등을 통한 도올 비판도 불이 붙어 김진석 인하대 교수(서양철학) 등은 "설익은 해석이나 과잉해석을 통해 고전을 우상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용옥은 TV강연중 "나는 웃기려고 강의하는 것이 아니다", "30-40년간 피눈물 흘려가며 쌓아온 나의 실력과 한문해석을 두고 그 누구도 운운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반격의 수위를 높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의 글이나 저서가 오히려 언론에 대서특필 되는 것을 보면서 `대중속에서 권력화’돼가는 자신의 위상에 상당히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날 사퇴의 변에서 "예로부터 한 선비가 자신이 권력화돼가고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의 도구화가 돼가고 있는 것을 감지할 때는 아무 이유 없이 가차없이 사양하고 낙향하거나 은거하는 것이 정당한 사회적 가치로서 존중되어 온 우리 유학의유구한 전통"이라고 주장한데서 그러한 심경을 읽을 수 있다.
지난 4월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김수환 추기경과의 TV 대담에서 그는 "끊임없이 선행을 쌓으며 살아가려 해도 저를 향한 질시와 박해와 왜곡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최근 "나를 질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편에서 강연을 해달라"고 모대학 교수에게 청을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방송가 안팎에 떠돌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당초 `공자 100강(講)’으로 기획된 「도올의 논어이야기」를 64회만에 중단한 그가 사퇴서에서 스스로 밝힌대로 `학자의 본분으로 돌아가’ `침묵으로써 다시 시작하는 강의’는 또 어떤 것이 될 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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