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부터 일찌감치 버림을 받은 데릭 앤더슨(샌안토니오 스퍼스)은 12살때 어머니가 아무것도 먹을게 없는 집에 자신을 남겨두고 이틀간 아무말 없이 사라졌던 기억이 있다. 그때 앤더슨은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 당황하지 않고 동네 구멍가게를 찾아가 일을 하겠다고 졸라 돈을 마련한 뒤 근사한 치킨디너를 사먹었다고 한다.
14년이 지난 올해 NBA에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던 앤더슨은 댈러스 매브릭스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시리즈 1차전에서 골밑슛을 시도하다 상대선수(주완 하워드)의 거친 파울로 인해 심한 어깨부상을 입었다. 최소한 3∼6주는 뛰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떨어져 올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코트에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울고 비관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을 일찌감치 깨우친 앤더슨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재활에 전념했고, 스퍼스가 2연패의 곤경에 빠져 있는 LA 레이커스와의 서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 3차전(25일 LA 스테이플스 센터)에 스퍼스의 구세주로 등장할 준비가 다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 ‘미스매치(Mismatch)’때문에 쩔쩔매고 있는 스퍼스의 그렉 파포비치 감독에 따르면 부상을 당하는 그 순간부터 "곧 돌아올테니 걱정말라"며 가장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준 사람은 바로 앤더슨 장본인이었다.
부상을 당한지 20일만에 다시 코트에 올라설 전망인 앤더슨은 파죽의 17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레이커스를 상대로 남은 5개 경기에서 4승을 거둬야 하는 스퍼스의 유일한 희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앤더슨은 우선 키가 6피트5인치라 브라이언트에 맞설 사이즈가 되며, 스피드가 뛰어나 스틸을 잘한다. 그리고 브라이언트에 버금가는 탄력으로 통쾌한 덩크슛을 터뜨리며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역할을 한다. 외곽슛은 둘쑥날쑥한 편이지만 돌파력은 수준급으로 데이빗 로빈슨-팀 덩컨 ‘트윈타워’에 이어 스퍼스 오펜스 ‘제3옵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스퍼스의 파포비치 감독이 가장 원하는 것은 온갖 역경을 딛고 올라선 앤더슨의 정신력이다. 앤더슨의 노력과 긍정적인 태도가 동료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앤더슨은 지난해 아버지날에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를 찾아냈고, 연락을 끊고 살던 어머니가 마약중독이 된 모습으로 백만장자 프로 농구선수가 된 자신 앞에 나타나자 아무 원망없이 집을 사주는 등 두팔을 벌리고 부모를 받아드렸다는 스토리로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