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김형민(뉴햄프셔 유니버시티 재학중)
지난달 연일 학교를 수석, 우등 졸업하는 한인청소년들의 소식을 신문에서 접할 수 있었다. 수석은 아니더라도 미전역에서 많은 한인청소년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명문학교에 진학했으리라 생각된다. 정말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어려운 집안 사정에 의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자신의 목표를 상실했던 학생들을 생각할 때면 가슴이 너무 아프고 돕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 안타깝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가는 젊은 그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졸업으로 매듭지어지는 삶의 단락에 대한 감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쁨, 명문학교에 간다는 자부심과 긍지, 그런 것들로 가득차 있지 않을까?
그들의 희망과 기쁨은 당연하고 또한 정당하다. 남보다 더한 노력과 정성으로 빚어진 자신의 과거를 통해 투과되는 미래에 대한 감상에 누구도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새해 아침의 결심과 희망이 몇달후 남루해지고 초라해져 버리듯, 졸업에서 생각되는 휘황찬란한 꿈들은 세월과 함께 퇴색되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꿈이 언젠가는 실현될 수도 있지만 분명 그들에겐 힘든 세상살이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이 지면을 통해 그들에게 크게 두 가지를 부탁하고 싶다.
첫째,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져주길 바란다.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나는 왜 이 학교를, 이 전공을 택하였는가, 나는 왜 대학을 가는가, 더 나아가 나는 누구인가로 이어지는 깊은 자기 성찰을 해주길 바란다.
둘째로는 보편주의적 사고를 가져주기를 바란다. “청춘의 완성은 이기적 사랑에서 헌신적 사랑으로 전환되는데 있다”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말씀처럼 편협스러운 지역주의와 종교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단지 한인이라는 사실만으로 더 나아가 인간이라는 것만으로도 서로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이 두가지 바램을 통해 그들이 자신의 삶에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언젠가 찾아올 비극과 대면하길 바란다.
개방된 사고와 명석한 두뇌를 가진 그들을 걱정하는 나 자신이 우습거니와 그런 나를 보고 호방하게 웃어젖힐 젊은 그들이 잘 해 나가리라고 나는 조금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인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인 졸업, 나는 그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