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고
▶ 김 기철/’80-20’ 범아시안 정치연대 디렉터
나에게 성조기 게양은 주위 이웃들을 향한 하나의 발언이다. 즉 "나도 당신들과 대등한 미국인이오"인 것이다. 아울러 나의 자식들에게는 "너희들도 눈이 파란 또는 피부가 검은 너희 친구들과 대등한 아메리칸이다"인 것이다.
다인종 다문화가 얽혀 있는 이 땅에서 아메리칸이라는 단어에 이미 혈통적인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구태여 족보를 따지고 싶으면 이탈리안 아메리칸, 코리안 아메리칸 등으로 구별한다. 우리가 이 땅에 살며 후손을 키우는 한 우리도 당당히 미국인임을 자처하며 의무를 다함과 동시에 그에 따른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무시당하지 않고 영원한 외국인의 멍에를 벗게 된다. 이 땅에서 태어나서 자란 젊은이들이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나는 과연 어디에 속한 존재인가 라는 소위 정체성 위기를 겪는 것을 알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한동안은 한국 땅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을 그들에게 그들이 코리안임을 확실히 심어주는 것이 처방이었다. 그러나 이미 특정한 민족이 절대 다수의 타이틀을 확보하지 못할 만큼 다극화된 오늘의 캘리포니아를 사는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더 이상 좋은 처방이 못된다. 물론 그들에게 그들의 혈통과 선조의 문화를 가르치는 것은 항상 필수적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들을 코리안이라는 테두리에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이 이제는 오히려 새로운 정체성 위기를 그들에게 제공하는지도 모르겠다. 코리안 아메리칸에서 코리안은 어디까지나 형용사이며 아메리칸이 명사인 것을 인식하고 그들에게도 그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번에 발생한 테러사건으로 전 미국이 성조기 아래 뭉치고 있다. 우리 한국인도 모두 참여하자. 집 대문에도 게양하고 상점 앞 또는 계산대 옆에도 하나씩 놓자. 성조기로 인하여 이 땅에 먼저 자리잡은 아메리칸들의 눈에 우리들도 하나의 아메리칸으로 다시 조명되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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